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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유리 인터포저 개발 착수
켐트로닉스·필옵틱스 제안 받아
삼성전기 유리기판과 동시 개발
엑시노스 탈락·마이크론 채택 등
공급망서 한식구 대신 실리 택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패키징 기술. 사진제공=삼성전자

[서울경제]

삼성전자(005930) 반도체(DS) 부문이 차세대 패키징 소재인 ‘유리 인터포저’ 개발에 착수했다. 값비싼 실리콘 인터포저를 대체하는 것은 물론 성능까지 끌어올리려는 취지다. 계열사 삼성전기(009150) 역시 내후년 양산을 목표로 ‘유리 기판’을 개발 중이어서 반도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한 지붕’ 내 기술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유리 인터포저를 개발하기 위해 소재 회사 켐트로닉스(089010) 장비기업 필옵틱스로부터 합동제안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코닝의 유리를 활용해 이들 회사에게 유리 인터포저 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포저는 반도체용 기판과 칩 사이에서 원활한 연결을 돕는 소재다. 현재 인터포저는 값비싼 실리콘으로 만들기 때문에 고성능 반도체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인터포저를 유리로 만들면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는 데다 열과 충격에 강하고 미세회로 공정도 수월해진다. 이 때문에 유리 인터포저가 반도체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기는 플라스틱 기판을 뛰어넘는 차세대 제품으로 유리기판을 점찍고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실리콘 인터포저를 대체하면서, 기존 플라스틱 기판이 커졌을 때 나타나는 휨 현상까지 최소화할 수 있어 주목 받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유리 인터포저 개발에 성공한다면 삼성전기의 유리기판과 더불어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지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빅테크’ 유리기판 공급망 진입까지 노리면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패키징 분야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삼성전기의 유리기판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유리 인터포저까지 개발하는 배경에는 적극적인 내부 경쟁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스스로 전례 없는 실적 위기를 겪는 만큼 공급망 전반에 ‘혁신의 긴장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갤럭시 S25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자사 공급망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자사 LSI사업부가 설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을 탈락시켰고, 모바일용 저전력 D램에서는 삼성 메모리사업부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글로벌 D램 3위 회사 마이크론의 공급을 먼저 승인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다”며 “품질과 생산성 앞에서 같은 회사도 계열사도 예외가 없다”고 전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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