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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까지 검토했다 17% 확정
물밑 정부 설득 작업에 착수
해마다 수천억 영업적자 부담
전문가 "인상 시기라도 결정을"
KTX 개통을 함께한 열차들이 2033년 내구연한 만료로 한꺼번에 퇴역하게 된다. 대체 열차 구입비는 최소 5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코레일 제공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고속철도(KTX) 운임을 서울~부산 기준 5만9,800원에서 7만 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추진한다. 운임을 14년째 동결한 만큼, 올해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6일 철도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 여객사업본부는 최근 운임 인상률 목표치를 17%로 확정하고
물밑에서 정부 설득 작업에 착수했다.
철도 운임은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상한을 고시하면 코레일이 최종 결정한다.
마지막 KTX 운임 고시는 2011년 11월
이었다.

코레일은 당초 24% 인상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운임 동결 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국민 부담과 반발을 우려해 최종 인상률 목표치를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코레일 안팎에서는 두 자릿수 인상률만 관철해도 성공이라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하반기 인상을 목표로 인상률을 산정한 것이 맞다"면서도 "아직 내부 검토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코레일은 운임 인상을 공론화하는 대신 임원이 학계 토론회에 참가하는 등 우회적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운임 인상 요구에는 나름 명분이 있다. KTX 열차 절반 이상이 2033~2034년 한꺼번에 퇴역해 수조 원에 달하는 대체 비용 마련이 시급하다.
해마다 수천억 원씩 발생하는 영업적자도
고질적 문제다. 영업적자는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1조 원을 넘었고 2023년에도 4,415억 원
에 달했다.
운영비를 충당하려 공사채를 찍으니 부채와 이자 비용이 치솟는다. 부채는 같은 기간 17조4,000억 원에서 20조4,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2023년에는 하루 10억 원꼴로 이자
비용이 발생
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철도 운임을 대폭 인상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운영비를 직접 보조하는
민자사업(BTO)인 공항철도는 직통 열차 운임을 지난해 12월 1만1,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18% 올렸다.
민자사업자와 정부가 맺은 실시협약 운임(1만8,700원)보다는 아직 낮지만 2023년 1,500원을 인상한 뒤 1년 만에 또 올렸다. 국토부는 "직통 열차 이용자가 급증했고 승객 86%가 외국인"이라며 "공항철도 적자 운영으로 정부 부담이 가중돼 운임을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KTX 운임 인상이 연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경우, 시행 시기를 이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는 정국까지
혼란해 정부 부담이 더 크다.
국토부는 운임 동결로 철도 사업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경영평가 제도를 개편할 방침(본보 3월 5일 자 보도)이다.

전문가들은 문제를 덮어놓으면 후폭풍만 키운다고 경고한다.
전현우 서울시립대 자연과학
연구소 연구원은 "정권 입장에서는 공공요금을 건드려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도 "운임을 올려도
좋을 외부 조건이 갖춰질 시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언젠가는 곪아 터질 문제, 누군가는 인상을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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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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