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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2월 20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10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한덕수 총리 탄핵소추안을 놓고 70일이 넘도록 기약 없이 선고를 늦추고 있다. 야당 인사가 참여한 국회 대리인단 측이 이달 4일 갑자기 국무위원 수사 기록이 담긴 검찰 조서 사본 제출을 신청했고 헌재가 이를 받아들여 5일 검찰에 관련 기록 제출을 요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 중인 사건이어서 관련 기록을 제출할 수 없다고 6일 밝혔다. 당초 이번 주 중 예상됐던 헌재의 한 총리 탄핵심판 결정이 언제쯤 이뤄질지 유동적인 상황이 됐다. 자칫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가 이달 중순쯤으로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 선고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로써 국정 리더십 공백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애당초 한 총리 탄핵심판은 시간을 오래 끌 사안이 아니었다. 헌재는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정족수’ 문제부터 풀었어야 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한 총리 탄핵소추안에 대해 대통령 탄핵 의결 정족수(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대신 국무총리의 탄핵 의결 정족수(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를 적용해 논란을 초래했다. 이것이 위헌인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 수십 일이나 고민할 사안인가. 야당이 한 총리 탄핵을 처음 추진할 때 핵심 사유로 내세웠던 ‘형법상 내란죄’를 나중에 철회함으로써 한 총리 사건의 쟁점은 더 간단하고 명확해졌다. 이런데도 헌재는 신속한 결정을 미룬 채 한 총리 탄핵소추안 접수 54일째인 지난달 19일에야 처음이자 마지막 변론을 실시했다.

주요국 정상들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대통령에 이어 총리까지 야당의 탄핵 추진으로 직무정지 상태에 빠져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헌재는 탄핵 심리 및 선고 지연으로 국정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 헌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헌재를 불신한다’는 답변이 40%대로 나타나고 있음을 되새기고 반성하면서 한 총리 탄핵 여부에 대해 조속히 공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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