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홍보관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6일 만나 북극항로 개척과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등 지역균형발전 현안을 논의했지만 견해차를 보였다. 박 시장은 부산의 핵심 현안인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한 협조요청에 이 대표가 응답하지 않았다며 “부산 시민을 냉대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만남을) 폄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맞받았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부산항만공사에서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작심한 듯 “민주당이 국가균형발전을 당의 가장 중심적 가치로 삼아 왔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그 가치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특별법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부산 입장에서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다. 민주당이 꼭 화답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은 부산을 남부권의 거점도시로 키우기 위해 규제 혁신과 특례 부여 등의 조처들을 담은 법안이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북극항로 문제는 시급한 문제와 중요한 문제 중 중요한 문제에 속한다”며 이 대표가 이날 주요 일정으로 삼은 북극항로 개척보다 특별법과 산은 이전 문제 협조를 요구했다.

이에 이 대표는 “박 시장께서 (북극항로가) 시급한 문제보다 중요한 문제에 가깝다고 했는데 저는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2030년대가 되면 상당히 활발하게 이용될 것이라는 생각을 모두가 한다”고 했다. 이어 “세계 지도를 보면 북극항로 중간쯤 대한민국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동남권이 중요한 항만의 요충지”라며 “해운업이 선점 효과가 큰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준비해도 늦을 수 있다”고 북극항로는 시급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예정됐던 20분간의 면담이 끝난 후 박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사실 좀 큰 기대를 갖고 왔는데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제가 이 자리에 온 가장 중요한 것은 현안이 돼 있는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과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한 이재명 대표의 답을 듣기 위해 온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없이 냉담하게 대응했다는 것은 저를 무시했다는 생각을 넘어 우리 부산 시민들을 냉대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자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사실 오늘 일정은 북극항로 관련해서 실제 부산시나 부산항만공사의 고민이나 준비 정도를 확인하면서 어떤 비전을 준비해나가는 게 필요한가라는 취지에서 준비해왔던 것”이라면서도 “박 시장은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과 산은 이전을 요청했고, 이재명 대표는 검토해보겠다고 답변을 했다”고 했다. 이어 “부산시장은 기대에 맞는 답변을 듣지 못해서 상당히 실망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산에 애정이 없다거나 (만남을) 폄훼하시는 건 적절치 않다. 서운하다고 공개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손님 맞는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한겨레

기민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