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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3일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KF-16 전투기가 MK-82 폭탄 투하 훈련을 하고 있다. 전투기와 폭탄은 6일 승진훈련장 일대에서 발생한 오폭 사고를 낸 것과 같은 종류다. 공군 제공 화면 갈무리

6일 오전 경기 포천 전투기 오폭 사고는 공군 전투기 조종사가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해 폭탄을 표적에서 8㎞ 떨어진 민가에 떨어뜨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선 공군, 육군과 주한미군이 참여하는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공군은 에프(F)-35에이(A)·에프(F)-15케이(K)·케이에프(KF)-16·에프에이(FA)-50 등 13대의 전투기를 훈련에 투입해 30여발의 ‘진짜 폭탄’을 목표에 투하하는 훈련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엠케이(MK)-82 폭탄을 각 4발씩 탑재한 KF-16 2대가 폭탄 8발을 모두 훈련장 외부에 투하했다. MK-82는 건물과 교량 등을 파괴하는 데 사용되는 폭탄으로 땅에 떨어지면 지름 8m, 깊이 2.4m의 구덩이를 만들 만큼 위력적이다. 폭탄 1개의 살상 반경은 축구장 1개 정도의 크기다.

이 폭탄은 유도장치가 없고 조종사가 표적 좌표 지점에 이르면 수동으로 떨어뜨리는 무유도 방식으로 투하한다. 이 폭탄의 오폭은 조종사의 실수, 기체 컴퓨터 오류, 폭탄의 장착 불량 등에서 발생하는데, 공군은 조종사 진술 등을 통해 좌표 입력 실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좌표 입력 오류로 오폭이 일어났다고 해도 두가지 의문이 남는다. 우선 비행 전날 조종사가 부여받은 좌표를 휴대기억장치에 잘못 입력했더라도 다음날 비행 과정에서 2차례(전투기에 좌표 입력 시, 표적 지점 도착 시 육안 확인) 재확인 과정이 있는데, 왜 확인이 안 됐는지다. 공군 관계자는 “KF-16은 조종사 1명이 타는 전투기라 다른 사람이 교차 확인을 하기 힘들고 조종사 본인이 재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문은 이날 훈련은 KF-16 2대가 근접 비행하며 동시에 폭탄을 투하하는 방식이었는데, 좌표를 잘못 입력한 1번기뿐만 아니라 2번기도 오폭을 했다는 점이다. 2번기 조종사도 좌표를 잘못 입력했는지 1번기가 폭탄을 투하하니 확인하지 않고 그냥 따라 했는지 앞으로 조사를 통해 밝힐 부분이다.

이날 오전 10시4분쯤 사고가 나고 초기부터 소방 등 행정당국에서는 전투기 폭탄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공군은 발생 1시간40분이 지나서야 간단한 사실관계를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로 알렸다. 늑장 대처 논란이 일자 공군은 “공군뿐만 아니라 육군, 주한미군도 함께하는 실사격 훈련이라 처음엔 누구 실탄에 의한 사고인지 등 사고 경위 파악에 시간이 걸렸고, 조금 늦더라도 정확하게 내용을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비정상 투하 사고로 민간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드린다”며 “피해배상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승진훈련장은 1952년 7월 미군에 의해 조성된 뒤 1973년 한국군에 인수됐다. 면적이 1만8957㎢로 아시아 최대 규모 훈련장으로 불린다. 대대급 부대가 전차, 헬기, 전투기, 포병이 포함된 공지합동훈련을 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훈련장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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