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서대문구 코지모임공간 신촌점에서 열린 2025 대학생시국포럼 백문백답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세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6일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를 떠올리며 “계엄을 제가 막으려 나서는 순간 속된 말로 ‘나는 엿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대학생 시국포럼-제1차 백문백답 토론회’에서 “우리 보수가 어렵사리 배출한 대통령이 한 계엄을 여당의 대표가 가장 앞장서서 막은 것이 괴로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계엄 해제 당시에 대해 “묻어갈 수도 있었고, 게엄을 저지하는데 앞장서지 않을 수도 있었다”면서도 “제가 앞장서지 않으면 그날 계엄이 해제될 것 같지가 않았다”고 결단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서대문구 코지모임공간 신촌점에서 열린 2025 대학생시국포럼 백문백답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세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그날 계엄 해제가 안 됐으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갔을 것이고, 여러분과 같은 또래의 군과 충돌하면서 유혈사태 났을 것”이라며 “그렇게 될 경우에는 대한민국이 70~80년간 이뤄온 큰 성취는 완전히 끝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게 두려웠다”고 덧붙였다.
‘시대 교체’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한 전 대표는 여야 극한 대치 상황에 대한 해법으로는 개헌을 제시했다. 그는 “1987년 이래 게엄과 탄핵이 헌법에 있었지만, 몇 십 년 동안 안하다가 몇년새 다 하고 있다”며 “(정치가) 싸우다가 주변에 냄비 곡갱이를 다 던지는 정글 게임으로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 시스템을 둔다면 이 상황이 더 잔인해지고 엄혹해질 것”이라며 “그걸 바꾸기 위해 이번에 리더가 되는 사람은 본인의 임기 단축을 약속하고 거기에 맞춰서 선거를 하겠다는 희생의 약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견제도 이어졌다.
한 전 대표는 토론회가 끝난 후 ‘이 대표가 과거 본인의 체포동의안 가결이 검찰과 민주당 일부가 짜고 한 짓이라고 한 발언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벌써부터 계엄령을 하신다. 색출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런 분이 대한민국을 이끌었을 때 정말 위험한 나라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또 이 대표가 대통령실의 세종시 이전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벌써 대통령이 된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이날 토론회에는 대학생 150여명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고동진 배현진 김상욱 김소희 박정훈 한지아 진종오 우재준 등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