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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반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산 방문에 반대하며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부축을 받아 일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나흘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6일 박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부산 지역구 의원들과 기자회견을 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 후보자를 임명해선 안 된다며 2일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인 지 나흘 만이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료진 검토 결과 더 이상 (박 의원이 단식을) 하게 되면 건강에 치명타로 결론이 났다”며 “병원 이송 의견이 있어서 당 지도부도 (박 의원을) 병원으로 강제 이송시켜 치료받게 하라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의원은 단식 농성을 벌인지 24시간 만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두통 증상을 호소했다. 단식 3일 차에는 “체력이 떨어져 통화는 좀 힘들다”며 가급적 문자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도 힘겨운 듯 동료 의원들의 부축을 받았다.

6일 오전 국회에서 단식농성중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박 의원의 단식은 다른 정치인들에 견줘 짧은 편이다. 정의당 심상정, 노회찬 전 의원은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30일간 단식 농성을 했다. 정치인이 한 역대 최장 단식 기록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4년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과 함께 10일간 동조 단식을 했다. 박 의원이 “범죄혐의자의 궁색한 몸부림”이라고 깎아내렸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은 24일간 이어졌다. 이 대표는 2024년 윤석열 정부의 국정 쇄신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박 의원은 이번 단식 기간에도 이 대표를 의식한 듯 “이재명식 단식이 아닌 물과 소금만 먹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장 짧은 단식 투쟁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2019년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을 규탄하며 벌인 ‘릴레이 단식농성’으로 의원 한 명당 5시간30분씩 이어져 ‘릴레이 단식이 아닌 딜레이 식사’, ‘웰빙단식’이란 비판이 나왔다.

박 의원의 단식은 내용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워 보인다. 약자가 취할 수 있는 최후의 투쟁 수단인 ‘단식’을 내란죄 피고인인 대통령을 지키는 방법으로 활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타 여야 정치인들이 사회적 약자의 투쟁에 동참하거나, 권력을 견제하기 하기 위한 방편으로 단식 투쟁에 나선 것과는 결이 다르다.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7일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국회 권한을 침해한 위법한 행위라고 만장일치로 결정했음에도, 박 의원은 탄핵심판 공정성 침해가 우려된다며 위헌 행위(마 후보자 불임명)를 단식 투쟁 사유로 삼아 논란이 일었다. 박 의원은 대표적인 당내 친윤계 의원으로 윤 대통령 탄핵을 앞장서 반대해 온 인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의원의 단식을 가리켜 ‘탐욕의 생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일 논평을 내어 ”국민의힘 의원들의 단식은 탐욕의 생떼이며 계엄 피해에 시달리는 국민에 대한 2차 가해”라며 “단식의 의미를 오염시키지 말고, 당장 마은혁 재판관 임명을 촉구해 공당의 자격과 판단력을 국민에게 검증받으라”고 밝혔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원래 단식은 목숨을 건다는 의사표시”라며 “기본도 안된 정치인들의 단식쇼”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법을 지키지 말라고 단식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꼬집기도 했다. “건강 목적으로 단식원에 들어가도 저 정도는 하겠다”, “단식 디톡스냐”는 조롱 섞인 반응도 이어졌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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