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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언 기자


법원 회생절차를 신청한 삼부토건의 주가 조작 의혹이 정치권으로 불씨가 퍼지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조사 상황과 관련해 "일부 이해관계자들이 100억 원대 이상의 이익을 실현한 사실을 부인하긴 어렵다"고 밝힌 가운데 야권에서는 삼부토건의 시세 조종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삼부토건 건은 중요 사건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특정 팩트 하나만으로 불공정 거래가 성립하긴 어려워 광범위한 자료 확인과 계좌 간 연계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과 가족들, 최대주주, 관련 법인 등 10개 안팎의 계좌에서 지난 2023년 5월 이후 수백억 원어치의 삼부토건 주식을 판 사실을 파악하고 조사 중이다.

금감원은 삼부토건 대주주 일가 등이 주가 급등 시기 주식을 처분해 얻은 이익이 최소 1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해 금감원에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심리 보고서를 넘긴 바 있다.

이 원장은 최근 법사위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의무 규정 하나만 통과시키는 방안에 대해선 지지를 할 수가 없다"며 "악마는 디테일에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주주', '전체 주주' 이런 것들은 기존 법령 개념과 명확히 일치하지 않아 해석의 영역에 빠질 수밖에 없는 모호함이 있다"며 "과도한 형사화 문제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절차법 구현이 고려되지 않았고, 이사 자기 보호 강화 장치 설계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이런 화두에 대해 법사위에서 상법이 후다닥 통과될 때 논의가 됐는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일련의 정치 상황과 관련돼서 특정 조문만 불완전한 상태로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동의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삼부토건, 100억대 주가조작 의혹 특검으로 밝혀야"
더불어민주당은 6일 건설업체 '삼부토건'의 시세 조종 과정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과 관련해 "삼부토건 100억대 주가조작 의혹 역시 특검으로 진상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이 사건이 김건희·윤석열 부부가 연루된 계획된 주가조작 의혹이라고 줄기차게 지적해왔다"며 "최근 언론보도로 특검 당위성을 재확인한 만큼 '김건희 특검'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민주당 정무위원들은 성명을 통해 금융감독원이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과 가족 등 10개 안팎의 계좌에서 2023년 5월 이후 수백억 원어치의 삼부토건 주식을 팔아치운 사실을 확인했고, 이 시기 처분해 얻은 차익만 최소 100억 원대에 달한다며 특검을 촉구했다.

이정문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인 이종호가 깊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의 실체가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고 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민주당은 이미 김건희 특검법 안에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포함해 추진한 바 있다"며 "반드시 김건희 상설특검을 관철시키고 권력형 주가 조작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채비율 838%' 삼부토건, 지난달 법원 회생절차 신청
시공 능력 평가 71위인 삼부토건은 지난달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전날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삼부토건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268억원, 매출은 643억원으로 50% 감소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838.5%이다. 올 초 신규철 대표이사 사임 후 오일록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했으나 회생절차를 막진 못했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주목받은 뒤 주가 조작 의혹이 제기돼 회계법인으로부터 지난해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을 거절 받은 바 있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한동안 주식 매매를 정지했다. 당시 삼일회계법인은 삼부토건의 연결 기준 2024년 상반기 영업손실이 409억원, 당기순손실이 516억원에 달하고 6월 말 기준 결손금이 2,567억원인 점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1년 내 만기 도래 단기차입금도 1,71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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