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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국, 탄핵 반대 토론회서 “전국 의병 일어나…피 흘릴 각오 돼있나”
전재국씨와 전두환. 문화방송(MBC) 유튜브 갈무리

전두환씨의 장남 전재국씨가 최근 부정선거 음모론을 언급하며 폭력 행위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방영된 문화방송(MBC) ‘피디수첩’을 보면, 전씨는 지난달 1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자유와 정의를 실천하는 교수 모임’ 토론회에 연사로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선거부정 포함한 이 모든 사태의 배후에 중국 공산당이 개입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아마 저희는 다음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첫 번째, 피를 흘릴 각오가 우리는 과연 돼 있을까”라고 말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 대통령의 탄핵과 부정선거에 중국 공산당이 개입했다는 극우 세력의 황당한 음모론을 되풀이하며, 사실상 극단적 행동을 종용한 모양새다.

그는 “손쉽게 제압할 방법이 없다”며 “한 뼘의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피를 흘려야 된다는 것이 오랜 전쟁의 교훈이다. (피를 흘릴 각오가 돼 있느냐는) 이 질문이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두환씨 장남 전재국씨가 지난달 17일 ‘자유와 정의를 실천하는 교수 모임’에서 발언하는 모습. 문화방송(MBC) 유튜브 갈무리

전재국씨는 이날 토론회에서 보수 개신교 단체가 주도하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의병운동’, ‘학도병’에 빗대 추어올리기도 했다. 그는 “전국에서 의병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서울에서, 대구에서, 광주에서까지 마치 6·25 전쟁 당시 꽃처럼 산화했던 학도병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출판업계에서 기업인으로 활동해 온 전재국씨가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12·3 내란사태를 계기로 윤 대통령 지지 및 탄핵 반대 진영에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자유와 정의를 실천하는 교수 모임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시 유례없는 국민저항권이 발동될 것’이라는 겁박성 발언(김병준 공동대표)을 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탄핵무효”, “헌재해체”, “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구속” 등 과격한 구호가 터져 나왔다. 윤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서는 극우 성향 단체에 12·12 군사쿠데타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전두환 일가까지 가세하며 탄핵 반대 진영의 극우 색채가 한층 짙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재국씨는 대형 출판사 ‘시공사’를 세워 경영하다 지난 2018년 회사를 71억원에 매각했다. 국내 도서 도매시장에서 네 번째로 큰 ‘북플러스’도 전재국씨가 세운 회사이지만, 전두환씨의 추징금 미납으로 주식이 검찰에 압류돼 최대 주주 지위를 잃었다.

전두환씨는 비자금 축재 혐의로 지난 1997년 대법원에서 2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지만, 여전히 867억원을 미납한 상태다. 전두환씨의 손자인 전우원씨는 앞서 여러 방송에 출연해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에 대해 폭로하기도 했다. 특히 전우원씨는 2023년 한국방송(KBS) ‘더라이브’에 출연해 전두환의 비자금은 “(큰아버지인) 전재국씨에게 가장 많이 갔을 것”이라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이후 전재국씨는 전우원씨에게 “더 이상 내 조카도 아니다”라며 절연하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꾼들은 ‘내란세력을 제대로 처벌해야 하는 이유’라며 전재국씨의 행보를 거세게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내란 세력을 확실하게 단죄하지 않으면 저들은 더 큰 악이 돼 정의를 짓밟는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어설픈 관용과 용서는 참극을 부른다”고 했다. “대를 이은 철면피” “그 아버지에 그 자식”이라며 비꼬는 반응도 이어졌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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