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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연구원 '2024년 사회통합 실태조사'…걱정·우울감 전년比 크게 상승
'행복감' 저소득층↓·고소득층↑ '부익부 빈익빈'…가장 큰 차별 분야 '고용'


서울 종로구 시민들의 출근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작년 우리나라 국민이 느끼는 걱정과 우울 등 부정적인 정서가 전년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비나 집세, 학비 등의 문제로 경제적 한계를 경험한 비율 역시 전년보다 증가했다.

사회 갈등의 유형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보수와 진보 간 이념 갈등'이 꼽혔고, 한국 사회의 차별이 심하다고 느낀 분야는 '고용'이었다.

6일 한국행정연구원은 지난해 8∼9월 전국 19세 이상 8천251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면접 등을 통해 이런 내용의 '2024년 사회통합실태조사'를 내놓았다.

연구원은 한국 사회의 통합 수준에 대한 국민 인식과 태도를 살펴보기 위해 매년 이 조사를 한다.

행복감, 삶 만족도, 걱정, 우울감 지표
[한국행정연구원 제공]


더 우울하고 더 걱정하는 한국인…행복감 '부익부빈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의 행복감은 10점 만점에 평균 6.8점으로, 전년(6.7점)보다 0.1점 올랐다.

반면 부정적 정서에 해당하는 걱정은 3.4점에서 4.1점으로, 우울은 2.8점에서 3.5점으로 크게 올랐다.

연령대별 행복감은 19∼29세와 30대가 7.0점, 40대와 50대가 6.8점, 60세 이상이 6.6점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낮아졌다.

월소득 100만원 미만인 최저 소득 집단의 행복감은 전년 6.1점에서 6.0점으로 낮아졌고, 월소득 600만원 이상인 최고 소득 집단의 행복감은 전년 6.8점에서 7.0점으로 상승했다.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식에서도 소득 집단 간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 월 가구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경우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식 점수는 4.9점으로, 전년(4.8점)보다 소폭 오르는 데 그쳤지만, 600만원 이상 집단인 경우에는 5.7점에서 6.1점으로 0.4점 올랐다.

이에 따라 두 집단 간 격차는 전년 0.9점에서 1.2점으로 더 벌어졌다.

우리나라 국민으로서의 자긍심 수준은 4점 만점에 평균 3.1점으로 나타나 2013년 조사가 시작된 후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념적 성향 변화
[한국행정연구원 제공]


"내 이념은 중도" 45.2%, "보수" 30.2%, "진보" 24.6%…세대간 소통 '저조'
지난해 정치와 경제 상황 만족도는 각각 5.1점, 5.3점으로 모두 전년보다 0.7점씩 올랐다.

'주변인과 정치·사회 문제에 관해 얘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2.5%로, 전년(65.8%)보다 23.3%포인트 낮아졌다

'서명운동 참여'는 10.8%에서 12.2%로, 블로그 등 온라인 의견 개진은 10.2%에서 11.3%로, 시위·집회 참여는 8.1%에서 10.9%로 올랐다.

자신의 이념을 중도라고 밝힌 이들은 45.2%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감소했지만 이념 성향 가운데 여전히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보수라고 답한 사람은 30.2%(다소 보수적 25.1%·매우 보수적 5.1%)였고, 진보라고 한 사람은 24.6%(다소 진보적 21.4%·매우 진보적 3.2%)였다.

중도라고 응답한 여성과 남성의 비율은 각각 47.2%, 43.2%였다.

연령이 높을수록,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보수적이란 응답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집단 간 소통 인식에서는 가족 간 소통이 4점 만점에 3.4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직장 구성원 간 소통(2.8점), 이웃 간 소통(2.4점), 세대 간 소통(2.3점) 순이었다.

정부와 국민 간 소통 인식 항목에선 지방정부 및 지방의회와 국민 간 소통 인식이 4점 만점에 2.4점이었다.

중앙정부와 국민 간 소통은 2.3점, 국회와 국민 간 소통 인식은 2.1점이었다.

경제적 한계 상황
[한국행정연구원 제공]


가장 심각한 사회 갈등은 '이념'…경제적 한계 경험, 모두 늘어
한국 사회에서 차별이 가장 심하다고 느낀 분야는 '고용'이었다.

고용 형태로 인한 차별 인식은 4점 만점에 2.8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장애, 학력·학벌, 경제적 지위로 인한 차별이 각각 2.7점, 나이와 출신국·인종 차별 등이 각각 2.6점으로 뒤를 이었다.

차별에 대한 인식이 가장 낮은 항목은 종교(2.3점)였다.

사회 갈등의 유형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보수와 진보 간 이념 갈등'(3.1점)이 꼽혔다.

빈곤층과 중상층 간 계층 갈등은 2.9점, 근로자와 고용주 간 노사갈등은 2.8점이었다.

사회갈등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론 '이해 당사자들의 각자 이익 추구'(25.9%)를 들었다. 이어 상호이해 부족(24.6%), 개인·집단 간 가치관 차이(17.9%), 빈부격차(16.8%) 등의 순이었다.

경제적 한계 상황 경험에선 모든 지표가 전년보다 상승했다.

'학비 마련을 위해 돈을 빌렸다'는 2.5%에서 4.7%로, '집세 상승으로 이사했다'는 2.3%에서 4.6%로, '병원비가 부담돼 진료받지 못했다'는 2.0%에서 3.0%로 올랐다.

이밖에 '공과금을 기한 내 못 냈다'와 '식비를 충당하지 못해 끼니를 걸렀다', '타의에 의한 실직을 당했다' 등의 경험 비율도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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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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