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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담대, 국내보다 주가 움직임 큰 데다 환율도 고려해야
트럼프 취임으로 변동성 심해진 美 시장… 투자자 유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미국 증시가 휘청이면서 매수한 미국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린 국내 투자자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하루 주가 등락폭이 ±30%로 제한된 국내와 달리 미국은 이런 안전장치가 없어 주가가 하루아침에 폭락할 수 있다. 이 경우 곧바로 반대매매가 이뤄지면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밤중에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게다가 미국 주식에 투자한 이들은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을 감안해야 한다. 해외 주담대는 외화를 빌리는 게 아니라 원화 대출로, 결제일까지 환율 변동의 위험이 있다. 또 주가 하락과 함께 환율이 떨어지면 그만큼 담보 가치가 떨어진다.

그래픽=정서희

대다수 증권사는 해외 주식담보대출(주담대) 기준을 국내 기준과 통일해 운영 중이다. 기업이 우량한 정도와 거래량 등을 평가한 뒤 최상위등급부터 하위 등급까지 담보 유지 비율을 차등 적용한다. 빌린 금액에 비해 담보의 가치가 일정 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추가금 납부를 요구한다. 투자자가 추가로 돈을 납부하지 않으면 투자자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시행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식을 A~F군으로 나눠 140~165%의 담보유지비율을 적용한다. 가령 A군에 해당하는 해외 주식을 담보로 100만원을 빌린다면, 담보로 맡긴 주식의 가치가 140만원 밑으로 떨어졌을 때 반대매매 위험이 커진다. 같은 금액을 빌리면서 F군에 해당하는 해외 주식을 담보로 맡길 경우는 165만원이 반대매매 마지노선이다. 한국투자증권은 S~B등급으로 분류하는데 담보 유지 비율은 150~170%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국 주식 가격이 널뛰기하는 탓에 자칫 담보 비율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주식은 주가가 움직일 수 있는 폭이 일일 ±30%로 제한돼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상승에도 하락에도 제한이 없어 하루 만에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 미국 정규 주식 시장은 우리 시각 밤 11시 30분 시작돼 주가가 급락해도 제때 대응하기 어렵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미국 주식 테슬라는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과 깊숙하게 엮여 주가 출렁임이 더 심하다. 지난달 26일 테슬라는 8.39% 하락하며 시가총액 1조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같은 달 27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에 25%, 중국엔 10%의 추가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테슬라는 3.04% 빠졌다. 이달 4일에도 4.43% 급락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스티브 맨은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와 관련된 논란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정치 성향을 드러내면서 작은 악재에도 주가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국내 투자자가 많이 보유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테크놀로지의 상황도 비슷하다. 엔비디아는 최근 한 달간 7.08% 빠졌고 마이크로소프트는 5.97%, 팔란티어테크놀로지는 16.73% 떨어졌다.

주가가 더 하락할 경우, 이들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린 투자자는 담보유지비율을 맞추기 위해 돈을 더 넣어야 한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담보 비율을 맞추기 다소 수월하겠지만, 이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돈을 빌려주는 증권사가 고객이 맡긴 해외 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땐 원화로 계산한다. 해외 주식의 담보 가치를 계산할 때 원·달러 환율이라는 요소를 추가한다는 얘기다.

증권사는 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매일매일 최초 외화고시 환율을 이용해 가치를 평가한다. 이 때문에 환율이 오를수록 담보 가치 평가에 있어서 유리하다. 최근 한 달 원·달러 환율은 0.75% 올랐다. 미국 주요 주식이 떨어진 폭을 고려하면 담보 가치 상승을 노리기엔 터무니없는 수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주식이 급등락할 경우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때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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