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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이재명 이긴다… 유일한 경선 전략"
"시대적 문제 해결의 키는 혁신성장"
"일관되게 '극우화' 우려… 중도 확장해야"
"경선 어려움, 내 최대 약점"
"이재명도 법대 출신… 누가 경제 살리겠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전광훈 목사와 자유통일당에서 극언을 하던 사람이 이재명을 이기겠나, 평생 검사만 하다 온 사람이 이재명을 이기겠나, 그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 그게 나의 경선 전략이다."


대구·경북(TK)에 기반을 둔 중도 확장성을 갖춘 보수정당 정치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전문가이자,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한 안보통. 보수정당의 대선 후보로서 손색이 없는 이력이지만, 오히려 강성 보수층에서 외면받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얘기다. 10년 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던 그는, 여전히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 보인다. 유 전 의원은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중원에서 경제·민생 이슈를 갖고 맞붙으면 박살 낼 자신이 있다
"고 확신했지만, "
경선의 어려움이 내 최대 약점
"이라고 덤덤히 털어놨다.

유 전 의원은 "이제 와 내 철학, 탄핵과 계엄에 대한 생각을 바꿀 생각은 없다. 그렇게 정치를 하지 않았다"며 "
이재명이 집권할 5년이 진짜로 싫다면, 나를 선택해달라
고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1시간 40분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대정신은 '혁신성장'… 시대적 문제 해결의 트리거"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시대정신은.


"
'혁신성장'이 지금도 가장 중요하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경세유표에서 '털끝만큼 작은 곳 하나도 병들지 않은 곳이 없다'고 썼다. 지금이 딱 그렇다. 변화와 개혁 없이 되는 게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 성장률이 우리 경제의 실력이라고 했다. 공감한다. 꼭 필요한 구조개혁을 하지 못해서 이런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수십 배 큰 미국은 지난 100년간 연평균 약 2% 성장을 꾸준히 했다. 더 성장할 수 없다는 말은 정말 어리석다.
양극화와 저출산 등 시대적 문제를 해결하는 트리거는 혁신성장이다.
"

-혁신성장을 위해 구조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미 많이 늦었다. 건강보험, 연금, 교육, 노동 등 수십 년 전에 있던 제도 그대로다. 30~40년 전 10대 기업 순위를 보라. 맨날 삼성, 현대, LG, SK 아니냐. 미국은 그 리스트가 5년, 10년마다 엄청 바뀐다. 우리나라는 다이내믹스(동력)를 잃었다. 교육과 노동개혁이 특히 중요하다.
모든 경제성장은 결국 두뇌에서 나오는 거다.
중국과 미국은 스템(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이 잘 돼 있다. 그런 인재들을 기르고 좋은 과학자는 연봉을 2배, 3배 더 주고 유치한다. 제가 윤석열 정부에 대해 진짜 안 좋게 생각하는 건 비상계엄보다, 대통령으로서 혁신이나 개혁을 한 게 없다는 부분이다. 쓸데없이 의대 증원을 던져서 전국에서 제일 우수한 5,000명이 의대에 가도록 만든 거다.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보면 이런 나라가 잘 될 수가 없다. 의료에서 나라를 살릴 만한 부와 경제력이 창출되는 게 아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스템 교육을 강화하고, 인재가 이공계로 가서 생태계를 바꾸면 딥시크, 엔비디아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다.
국가가 기업가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역대 정부 모두 구조개혁에 실패했다.


"개혁을 하려면 야당을 설득해야 하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런 걸 하는 게 정치다. 윤 대통령의 의료개혁을 보라. 그게 무슨 정치냐. 연금개혁? 국회에 수많은 시나리오를 던져주고는 한 번 해봐?
이게 무슨 정치냐. 어떻게 고치자고 제안을 해야 할 거 아니냐
. 노무현 정부 때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고친 것 말고는 된 적이 없다. 일단 100점짜리 그림을 그리고, 협상을 하면서 80점, 70점이 되는 거다. 2015년 원내대표 때 공무원 연금개혁이 그랬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여론조사 관련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이재명 박살 낼 자신 있다… 중도에서 이겨야"



-대선 후보로서 유승민의 강점은 뭔가.


"보수층 지지도가 높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되면 과연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나는 이재명을 이길 자신이 있다. 제 강점은 중도에 있다. 그리고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가장 뜨거운 이슈는 '누가 되면 경제를 살릴 거냐'이다. 이재명 대표도 법대를 나온 변호사 출신이다. 그 사람이 경제를 알 수가 없다."

-이재명에 대한 비교 우위를 강조할 생각인가.


"저는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는 데 동의한다. 그렇지만 '이재명은 안 된다' 갖고는 선거를 못 치른다고 본다. 그건 보수결집이다. 진짜 이기려면 중도에서 싸워서 이기는 수밖에 없다.
우리 국민의힘 지지층이 가장 싫어하는 게 '이재명의 5년' 아니냐. 지금 결집이 된 보수 국민들에게 이재명을 이길 수 있게 지지해달라고 호소를 하는 수밖에 없다.
"

-영남의 정서가 바뀔 것으로 보나.


"저는 고향이 대구다. 대구·경북에서 정치를 계속했던 사람은 제가 유일하다. 진짜 TK는 '나밖에' 없다. 근데 TK에서 약하다. 그게 벌써 10년이 됐다. 10년 동안 지켜봤으면 제가 진짜 박 전 대통령을 배신하려고 그랬는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랬는지 생각해 보시라고 호소드리고 있다. 그런데 생각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는 않더라. 결국 그분들의 선택이다. 저라는 상품은 이미 그렇게 생겨 먹었다.
어떤 정치를 해왔는지 세상이 다 아는 거다. '이재명을 박살 낼 자신이 있다' 이 말을 하는 수밖엔 없다.
"

"어떤 후보가 되느냐가 당의 변화 보여줄 것"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당이 점점 우경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엄 이후) 지난 세 달 동안 당론으로 탄핵을 반대하거나 서부지법 폭력사태, 부정선거 주장 등에 선을 안 긋고 강경 발언에 대해 경고조차 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가 나서서 구치소에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하러 가고, 한남동 관저에는 의원 수십 명이 달려갔다. 지금도 시위에 나가고 있다. 이것이 국민 눈에는 우경화, 극우화되는 것으로 보인 거다. 당이 일관되게 극우 이미지를 강화시켰다."

-소속 의원이 '헌법재판소를 때려 부수자'는 과격한 발언도 했다.


"
헌재를 때려 부숴야 한다고 생각하면 본인이 국회의원직 떼고 가서 깨부수면 되지 않나. 왜 그런 집회에 나가서 사람들을 선동하나.
매우 부적절했다. 당에서 왜 경고를 안 하는지 이해 안 된다. 본인이 사과해야 한다. 서부지법에서 폭동 사태 일어났다. 그런데 구속 기소된 사람들이 누구냐. 현장에서 유리창을 깨고 기기를 부순 젊은 사람들과 유튜버가 재판에 넘겨진 거 아니냐. 정치인은 선동을 할 때 본인이 책임을 져야 된다.
이재명 대표도 마찬가지다. '꽃게밥' 얘길했다. 그건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일베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비하했던 말이다
. 제1당의 대표가 공개적인 시위 장소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이 '중도 보수'라는데.


"자기가 사이비 진보였다고 고백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대표가 워낙 영악해서 왼쪽이 비어있다는 걸 잘 안다. 자기가 오른쪽으로, 중원으로 돌진을 해도 왼쪽에서 자신의 안방을 넘볼 사람이 없는 거다. 우리 입장에선 진짜 위험한 거다.
영악하게 우리 땅을 잠식해가고 있는데, 보수라는 사람들은 부정선거 믿고 탄핵 반대하고 윤 대통령 석방하라고 하고 있다. 그러면 중도 전쟁에서 참패하는 거다.
1년도 안 된 지난 총선에서 '이조(이재명·조국)심판' 하다가 어떻게 되는지 경험하지 않았나. 또 똑같은 짓을 되풀이하면 바보가 아니면 뭐냐."

-탄핵이 인용된다면, 윤 대통령과 선 긋기를 해야 하지 않나.


"윤 대통령에게 탈당을 권유하고 제명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과거 홍준표 대구시장이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킨 적 있다. 아마추어 같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박 전 대통령을 아무리 출당한들 국민이 박 전 대통령이 민주당 사람이라고 생각하겠냐. 아무리 제명해도 우리 당 사람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당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
우리 당의 변화를 가장 짧은 시간 내에 확실하게 보여주는 방법은 어떤 후보가 되느냐다.
경선룰을 어떻게 하느냐와 관계가 있다. 지금처럼 당심과 민심 반반에 역선택 방지 룰로 가면 강경 보수가 될 가능성이 높고, 국민참여 경선으로 가면 중도에 강점이 있는 사람이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경선룰에 따라 뽑힌 사람이 김문수냐, 유승민이냐에 따라서 우리 당을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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