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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마크.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기 고양에서 중증을 앓던 아내이자 어머니를 살해한 뒤 자살 시도를 하다가 구조된 아버지와 아들이 지난 10년간 간병인 없이 직접 돌봄을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이 생활고를 겪었던 정황도 확인되면서 이들의 범행이 돌봄 지원 공백 상황에서 발생한 ‘간병 살인’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5일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주택에서 8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날 서울 잠실한강공원에서는 이 여성의 남편인 B씨(80대)와 그의 아들 C씨(50대)가 자살을 시도하다 당국에 구조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살해된 A씨는 10년 전부터 건강악화로 병상 생활을 했다. A씨에 대한 간병은 남편인 B씨와 아들인 C씨의 몫이었다. 이들 가족은 셋이 같이 살았으며, 보호사나 간병인은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기존에 살던 전세집에서 나와야하는 등 경제적인 문제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에게 빚이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B씨는 범행 전날인 3일 밤 유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서에는 ‘그동안 힘들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A씨의 사인은 목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됐다. B씨와 C씨는 경찰에서 “최근 주거 문제 등 생활고를 겪다 A씨가 목숨을 끊어 달라고 요청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두 사람의 진술이 다른 부분이 있어 조사를 해봐야 한다”면서 “피의자들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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