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JU에서 열린 <국민이 먼저입니다 - 한동훈의 선택> 북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5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문제, 명태균 사태 문제 등을 잘못 판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탄핵 찬성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생각한 결과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운 이유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여권 주류에서 제기하는 비판을 극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열린 <국민이 먼저입니다 - 한동훈의 선택> 북 콘서트에서 “계엄의 바다를 건너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북콘서트에는 추첨으로 선정된 시민 200명과 국민의힘 의원 16명, 원외 인사 등이 참석했다. 친한동훈(친한)계로 분류되지 않았던 김태호·정연욱 의원 등도 모습을 보였다.
한 전 대표는 “대통령과 이견은 김건희 여사 문제, 의료사태 문제, 명태균 사태 문제, 이종섭·황상무 사태 문제, 김경수 복권문제 정도”라며 “그 사건들은 명백히 대통령이 잘못 판단하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로 감정을 상하면서까지 그렇게(반대 의견을 개진) 하기가 저도 굉장히 어려웠다”며 “충성의 대상은 국민이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는 “많은 분들이 지지자를 배신했다,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말들을 하시지 않나”라며 “저는 모든 결정이 이 시점에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위주로 생각해야 한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입장 공표 과정 등을 두고는 “(당대표직이) 끝난 뒤 의원님들한테 많이 혼났는데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그 점을 좀 고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지지층과 의원들의 비판을 누그러뜨리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선 날을 세웠다. 한 전 대표는 “제가 이 대표 같이 저런 사법리스크를 가지고 대통령이 됐다고 생각해보라”며 “제가 계엄령을 발동해서 사법부를 눌러버릴거라고 추측하나.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의 확장성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보수 지지층의 비토 정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뒤 “당대표가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박 전 대통령 발언을 공개한 것도 한 전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많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시혜를 굉장히 많이 받은 분이다. 확장성 면에서 떨어지는 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한계는 탄핵 인용에 따른 조기대선이 열리면 중도 소구력이 있는 한 전 대표 지지세가 더욱 확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성국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를 막으려면) 중도의 마음을 얻어내야 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오는 6일에는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한다. 시민 접촉면을 넓혀 지지층을 확장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