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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기 첫 상·하원 의회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 (출처: AP)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은 이렇게 시작됐지만, 시종일관 '두 개의 미국'을 방불케 하는 장면들이 펼쳐졌습니다.

의사당을 가득 메운 여야 의원들의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부터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USA!'를 외치며 박수와 환호로 맞이하는 공화당 의원들과, 초청객들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이자 정부효율부(DOGE) 수장의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의회 연설에 참석한 ‘정장 차림’ 일론 머스크 (출처: AP)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티셔츠에 모자를 쓰고 나타났던 머스크는 마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의 '정장 타박'을 의식이라도 한 듯, 넥타이를 갖춘 정장 차림이었습니다.

항의의 의미로 핑크색 재킷을 입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 (출처: AP)

싸늘한 침묵 속에 민주당 쪽 의석에선 항의의 의미로 핑크색 상의를 입은 여성 의원들이 일군의 무리를 이뤘습니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이건 정상이 아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트럼프를 맞이했는데, 이를 본 트럼프 대통령이 손짓을 하자 공화당 의원이 팻말을 잡아채 던져버리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 팻말을 든 민주당 의원과 이를 뺏어 던지는 공화당 의원 (출처: 미 CNN 방송 캡쳐)

"43일 동안 다른 행정부가 4년, 8년 동안 한 일보다 더 많은 일을 성취" "미국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한달" 로 자화자찬한 대통령의 연설에 공화당 의원들은 매번 기립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뒤편에서 카메라에 나란히 잡힌 J.D. 밴스 부통령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앉은 시간보다 박수치기 위해 일어서 있는 시간이 더 긴 것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연설에 기립박수를 보내는 공화당 의원들(위)과 밴스 부통령, 존슨 하원의장 (아래) (출처: AP)

민주당 의원들의 야유와 고성은 갈수록 데시벨이 높아졌습니다. 연설 초반부터 하원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질서 유지를 외쳤지만 항의를 계속하던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은 결국 퇴장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다 퇴장한 의원과 손팻말을 든 민주당 의원들 (출처: AP)

전임 대통령인 조 바이든의 이름을 16번 언급하며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맹비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손팻말로 응수했습니다.

검은색 팻말엔 '틀렸다' '머스크가 도둑질을 하고 있다' 거나, 저소득층 의료지원 제도인 '메디케이드를 구하라' 등이 적혔습니다.

‘그건 거짓말’ 문구를 쓴 팻말을 든 민주당 의원(위) ‘트럼프가 옳았다’ 모자를 쓴 공화당 의원(아래) (출처: AP)

민주당 한 의원은 아예 화이트보드에 '그건 거짓말' '당신을 위해 일한 이민자들은요?'라고 문구를 바꿔 써가며 연설 내용을 반박했습니다.

반면 공화당 한 의원은 '모든 면에서 트럼프가 옳았다' 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지지를 나타냈습니다.

‘러시아 억류 뒤 석방’ 전직 교사 마크 포겔.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뒷모습)의 환영을 받고 있다.(출처: AP)

여러 초청자들 가운데엔 러시아에 억류됐다 풀려난 전직 교사 마크 포겔도 있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물꼬를 텄던 그의 석방. 의석 한편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며 우크라 국기를 든 의원도 자리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든 민주당 의원 (출처: AP)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때처럼 "미국의 황금시대가 이제 다시 시작됐다"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 역대 미 대통령 의회 연설 중 가장 길었던 100분 동안 통합의 메시지는 없었다고 미국 주요 언론들은 꼬집었습니다.

‘미국의 황금시대’로 연설을 마무리한 트럼프 대통령 (출처: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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