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일산서부경찰서 전경.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80대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남편과 아들에 의해 살해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이들 부자는 범행 후 서울 한강에 투신했다가 소방당국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일산서부경찰서는 5일 살인 혐의로 80대 A씨와 50대 아들 B씨 등 2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 부자는 지난 4일 오전 10시쯤 주거지에서 아내이자 어머니인 80대 C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범행 후 B씨의 승용차를 이용해 같은 날 오후 8시 30분쯤 서울 잠실 한강공원에서 한강에 투신했다가 행인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 수상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B씨가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부자의 거주지인 일산서구 자택을 수색해 방 안에 누워 숨져 있는 C씨를 발견하고 A씨 부자를 한강공원 현장에서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 부자는 수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한 C씨와 함께 거주해 왔으며, 최근에는 주거지 이전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전날 A씨가 유서를 작성한 뒤 다음날인 4일 오전 부자가 함께 C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은 경찰에서 “C씨의 질병과 생활고 등으로 힘들어하던 중 C씨가 ‘죽여 달라’고 부탁해 범행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두 부자의 진술과 휴대폰 등의 내용을 종합해 공모 여부와 범행 과정을 수사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으며, 이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임명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