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출석해 질의에 답하는 장경식 방심위 강원사무소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이른바 '청부민원' 의혹의 중심에 서 있었는데요. 바로 JTBC, MBC 등 정권에 우호적이지 않은 방송사를 겨냥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무더기 심의 민원을 넣었다는 내용입니다. 이 '청부 민원' 논란에 대해, 한 방심위 간부가 "류 위원장에게 가족의 민원이 접수된 사실을 보고했다"고 공개적으로 양심고백을 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장경식 방심위 강원사무소장에게 '류희림의 동생 류 모 씨가, JTBC에 대해 민원을 넣은 사실을 류 위원장에게 보고했느냐'고 물었습니다. 장 소장은 이 질문에 "보고한 게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장 소장은 그동안 국회에서 '류 위원장에게 해당 내용을 보고한 적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는데, 돌연 입장을 바꾼 겁니다. 장 소장은 "작년 6월과 7월, 9월·10월 총 5차례 현안질의 청문회를 통해 진술했는데,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씀드리면서 양심의 가책과 심적 고통을 겪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 이전에, 과방위에서 제가 잘못 진술한 것을 번복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류희림 위원장은 그동안 "자신은 가족이 민원을 접수한 사실을 보고받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가족이 민원 넣은 걸 모르고, 일반인 민원인 줄로만 알고 처리했다는 겁니다. 이해충돌방지법상 만약 가족 민원인 걸 알았다면 스스로 회피해야 합니다. 그런데, 류희림 위원장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양심고백이 처음 나온 겁니다.
그렇다면 장 소장은 왜 이제까지 거짓 증언을 했을까? 장 소장은 류희림 위원장이 위증해 달라는 듯 회유하는 발언도 들었다고 양심고백을 이어갔습니다.
"권익위 조사에서 보고 사실을 부인하는 진술을 한 뒤, 류희림 위원장으로부터 '고맙다, 잘 챙겨주겠다'는 말을 두 차례 들은 적 있느냐"는 최민희 위원장 질의에 "'미안하다', 이런 말씀도 같이 하셨다"고 인정한 겁니다.
앞서 권익위는 지난해 7월, 류 위원장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사건을 7개월여 조사한 뒤, "진술이 엇갈린다"며 '판단불가' 결론으로 사건을 방심위로 넘겼습니다. 방심위는 이후 7개월간 자체조사를 벌인 뒤 '판단불가' 결론을 내리며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