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외식업계 홈플러스 상품권 결제 막거나 중단 논의
홈플러스 “상품권 변제 100% 가능, 규모도 미미한 편”

유통·외식업계가 잇따라 홈플러스 상품권을 활용한 결제를 중단하고 있다. 이는 마트 2위사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탓이다.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발생할 수 있는 상품권 변제 지연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비슷한 조치가 확산할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난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홈플러스 영등포점 모습. /뉴스1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빕스와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과 CJ CGV, 신라면세점, 삼성물산 패션 부문, 앰배서더호텔 등은 홈플러스 상품권 결제를 중단했다.

결제 중단을 논의하고 있는 곳도 있다. HDC 아이마크몰이나 신라호텔이나 신라스테이는 홈플러스 측과 협의에 나섰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운영하는 다이닝브랜드그룹도 아직까지 결제를 중단하진 않았지만, 논의 결과에 따라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 상품권 결제를 막을 생각은 안 했는데 다른 유통사들의 움직임이 그렇다 보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지난 4일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데 따른 조치다.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에 돌입한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품권 사용 금액에 대한 변제가 지연되거나 불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때 해피머니 상품권의 사용에 대한 변제가 지연되거나 못 받은 사례가 있다 보니 우려가 커진 측면이 있다”면서 “홈플러스 측은 상품권 변제는 이뤄진다고 말하지만 걱정되는 것은 정산 지연”이라고 했다.

다만 홈플러스는 상품권 결제 중단 조치는 기우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은 선제적으로 신청한 것으로 당장의 신용경색이나 유동성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홈플러스 상품권 매출도 큰 부담이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상품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홈플러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 사용되는 것이 96%이고, 제휴처에서 사용되는 것은 4% 정도뿐”이라면서 “상품권은 금융 채권이 아니고 일반 상거래 채권이기 때문에 100% 변제된다”고 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상품권 연간 총발행액은 2000억원대 초중반 수준이다. 이 중 외부 가맹점에서 사용되는 것은 70억~80억원 정도다.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처는 홈플러스 마트와 익스프레스, 신라면세점, 엔터식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닥터로빈,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신라스테이, 호텔신라 등 20여 곳이다.

조선비즈

연지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