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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조직운영 자율성' 들며 진상규명 회피
5일 최근 감사원 감사로 전·현직 직원들의 채용 비리 문제가 불거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모습. 과천=연합뉴스


선거관리위원회가 사법기관의 수사로 상임위원이 퇴직수당을 못 받게 될 위기에 놓이자 임기를 연장시켜주는 방식 등으로 위원회를 부당하게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관위는 이런 문제점들이 감사원에 의해 밝혀지자 '조직 자율성'을 근거로 들며 진상 규명을 회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5일 감사원 보고서 등에 따르면 선관위는 2022년 5월 사직을 한 달 앞둔
충북선관위 상임위원이던 A씨가 범죄수사를 받게 돼 명예퇴직수당 약 4,320만 원을 지급할 수 없게 되자 임기를 약 3개월 연장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가 시작되면 퇴직수당을 지급할 수 없으니 3개월치 급여로 수당을 보전해 준 것이다.

특히 이런 '제 식구 감싸기' 행태가 모든 직원들에게 적용됐던 것은 아니다.
2022년 11월 강원선관위 상임위원이던 B씨는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퇴직수당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자신의 당초 지명 기간인 2023년 7월까지 재직하겠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인사적체'를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선관위는 B씨가 임명 당시 서약했던 날짜대로 사직서를 징구해 2023년 1월 1일부로 퇴직하게 했다.

이런 사례로 미뤄 선관위가 윗선과 가깝거나 힘 있는 상임위 고위직에만 특혜를 제공해 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선관위는 감사원 감사 당시 이같은 상임위원직 운영 실태에 대해 "조직운영의 자율성"을 근거로 들며 답변하지 않았다고 감사원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운영이 가능했던 이유는 중앙선관위가 인사상의 이유로 시·도선관위 상임위원의 지명 기간을 법정 임기보다 짧게 하거나 조기 퇴직시키는 방식으로 운영해왔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는 상임위원 지명 때부터 '59세에 명예퇴직한다'는 서약서를 받고 해당 기간이 되면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상임위원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다 보니 선관위가 특정인의 이익 보전을 위해 임기를 연장시키거나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선관위는 2013~2023년 동안 175차례에 걸쳐 상임위원을 지명했으나 그중 19차례는 6개월 이하로 재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선관위는 또 2022년 6월 일부 상임위원이 사직서 제출을 거부하자 사직서 제출 없이 해촉 후 다른 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지명할 수 있도록 '선관위 시행규칙 개정' 또는 직권면직도 검토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 같은 운영은 선관위법과 공직선거법상 위원의 법정 임기를 보장해 각 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한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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