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인민해방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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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4년 연속으로 국방 예산 증액 규모를 7%대로 유지하는 등 군사력 지속 증강 방침을 시사했다.

이에 대만 집권 민진당의 친미·독립 성향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對)대만 군사 압박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한국의 국회 격)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국방비 지출을 전년 대비 7.2% 늘린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비는 '2027년 건군 100주년 분투 목표'를 세운 2020년 이후부터 꾸준히 상승했다. 2022년 7.1% 증액한 뒤 2023년부터는 매년 7.2% 증액을 동일하게 유지했다.

특히 중국 국방비는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래 급격히 증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중국 국방비는 지난 30년간 매년 최소 6.6% 이상 늘어왔으며, 2013년 7천200억위안(약 144조2천억원)에서 올해 1조7천800억위안(약 356조5천억원)으로 팽창했다.

미국에 맞설 수 있는 군대를 구축하려는 시 주석의 목표 아래 중국은 핵무기 보유량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최소 1천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현재 미국은 3천75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국방 예산을 지금보다 훨씬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의 연간 국방 예산이 전 세계 2위 규모임에도 미국과 격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연 국방 예산 8천500억달러(약 1천237조6천억원)에 비하면 약 4분의 1 규모다.

다만 미국은 국방 예산을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차츰 삭감하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데 반해 중국의 국방비 실제 지출 규모는 배정된 예산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는 중국 정부의 국방비 지출액을 3천300억달러(약 480조원)에서 4천500억달러(약 655조원)로 추정했으며, 이는 공개된 예산액의 1.5∼2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최근 군사적 활동을 강화하면서 주변국과 마찰도 심해지고 있다.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대만에서 본토와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라이칭더 총통이 지난해 5월 취임한 이후 중국은 최소 3차례의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해 대만의 반발을 샀다.

또 최근에는 대만을 넘어 베트남과 호주 인근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했으며, 남중국해 등 분쟁지역에서는 필리핀·일본 등과 오랜 갈등을 겪고 있다.

한편, 지난해에도 중국 정부는 부패한 군부에 대한 숙청 작업을 이어갔는데, 이로 인해 군 내부의 사기를 떨어트려 군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 분야에서 2023년 중반 이후 최소 30여명의 고위 관리가 부패 혐의를 받았으며, 그 중 2명은 인민해방군을 이끄는 중앙군사위원회 소속 최고위직이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리 총리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군의 정치적인 충성 훈련을 지속적으로 심화하고, 인민해방군의 '100주년 분투 목표'를 향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의 군사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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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숙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