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의원은 '아들 마약 연루'로 사과
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 고영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며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던 국민의힘 전현직 중진 의원들이 연이어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장제원 전 의원은 십수년 전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고, 경찰 '넘버2' 출신의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아들 마약 거래 연루 의혹에 체포됐다.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5일 "고소 내용은 거짓"이라며 "엄중한 시국에 불미스러운 문제로 당에 부담을 줄 수가 없어 당을 잠시 떠나겠다"고 탈당 의사를 피력했다. 장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무려 10년 가까이 지난 시점을 거론하면서 이와 같은 고소를 갑작스럽게 제기된 데는 어떠한 특별한 음모와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는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진실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10년 전의 자료들과 기록들을 찾아내 법적 대응을 해나가겠다. 누명을 벗고 돌아오겠다"고도 했다. 탈당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전날 한 매체는 장 전 의원이 부산 모 대학 부총장으로 있던 지난 2015년 11월 자신의 비서를 상대로 성폭력을 행사, 준강간치상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고소인은 당시 장 전 의원의 총선 출마를 앞두고 선거 포스터를 촬영한 뒤 뒤풀이 자리에서 술을 마셨고, 이후 장 전 의원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의원은 즉각 "사실무근"이라며 해당 보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경찰은 "최근 (장 전 의원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돼 현재 서울경찰청에서 수사하고 있다. 상세한 수사 사항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마약 문제로 경찰 수사를 받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의원의 아들은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서초구 주택가 화단에서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찾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이 의원의 아들은 과거에도 대마 흡입 혐의로 적발됐다가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검거 당시 이 의원 아들이란 사실을 몰랐다가 언론 취재가 시작된 뒤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수사본부는 4일 언론에 "성인이라 가족관계를 조회할 이유가 없었고 조사 과정에서 가족관계를 확인하다 보니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보도가 나온 뒤 "자식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심히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역 3선 의원인 이 의원은 경찰 계급 '넘버 2'인 치안정감 출신으로 친윤 핵심 의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