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공소장에 “김원규 대표가 4600만원짜리 그림 달라고 요구”
“3000만원만 주면서 나머지는 호의로 받겠다는 메시지 보내”
LS 증권 “김 대표는 고가의 그림 받은 적 없어”

이 기사는 2025년 3월 5일 오전 10시 55분 조선비즈 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김원규 LS증권(구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7일 불구속 기소됐다. 회사 임원의 830억원대 배임 행위를 방조했다는 혐의와 그 임원에게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최근 법무부는 김 대표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했다. 공소장을 읽어본 한 법조인은 5일 “금품 수수의 대상, 경위와 방식이 눈길을 끄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 임직원이 직무에 관해 금품이나 이익을 제공받으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년 이하 자격정지로 처벌받을 수 있다.

LS증권 사옥. / LS증권 제공

공소장에 따르면, 김 대표는 평소 ‘달항아리가 집에 복을 가져온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회사 상무 A씨가 달항아리 그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21년 5월 김 대표는 A씨에게 “달항아리 그림을 가지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한 달 뒤 달항아리 그림을 김 대표의 집으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 감독과 인사 평정 권한을 가진 김 대표의 요구를 A씨가 거절하기 어려운 사정이 작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그런데 달항아리 그림을 김 대표가 소유하게 된 방식이 특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림은 시가 4600만원 짜리인데 김 대표가 이 그림을 공짜로 받은 건 아니었다. 김 대표는 그림 값 명목으로 A씨에게 300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면서 문자 메시지를 A씨에게 보냈는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니 A 상무가 구입한 가격을 지불하고 나머지는 호의로 받겠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림을 시가보다 35% 싸게 사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소장에서 “김 대표가 그림을 염가에 제공받아 직무에 관해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금품 수수가 아닌 매매 형태로 꾸며 법망을 피해보려 했다는 취지다. 판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김 대표는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싼 값에 그림을 산 호의적 거래일 뿐 금품 수수가 아니라고 재판에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는 “35%를 깎아주는 경우 호의적 거래로 보기 힘들고 다른 목적이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정상적 거래라면 문자 메시지를 저런 내용으로 보낼 이유가 없을 것” 했다.

A씨는 LS증권 부동산금융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홈플러스 대전탄방점 개발사업에 관여해 얻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PF 대출금 830억원을 자신이 만든 유령회사에 무담보로 대여한 혐의(배임) 등을 받고 있다. 현재 검찰은 김 대표가 A씨로부터 달항아리 그림을 받은 2021년 6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A씨의 830억원 배임 행위가 순차적으로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LS증권 측은 “김 대표는 직무와 관련해 특정 사업 담당 임원으로부터 고가의 그림을 부당하게 수수하거나, 해당 사업 관련 SPC(특수목적회사)의 PF 대출금 유용 사실을 인식한 채 방조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188 교량 파괴용 폭탄을 민가에 투하‥"전투기 조종사가 좌표 입력 실수" 랭크뉴스 2025.03.06
45187 3분의1이 유령역인데…'예타면제' 달빛·동서철 줄줄이 대기 랭크뉴스 2025.03.06
45186 차량비·교재비…학부모 괴롭히는 ‘숨은 학원비’ 랭크뉴스 2025.03.06
45185 울산서 택시가 내리막 커브길 담벼락 들이받아 4명 사망·1명 중상 랭크뉴스 2025.03.06
45184 의료진 필수의료 중 환자 사망, ‘유족 동의’ 땐 형사처벌 면하나 랭크뉴스 2025.03.06
45183 전투기 소리 나더니 ‘쾅’…제보로 보는 사고 순간 랭크뉴스 2025.03.06
45182 취임 전부터 ‘제 발등 찍은’ 트럼프 관세…미국 1월 무역적자 34% 증가 랭크뉴스 2025.03.06
45181 길거리서 여중생 넘어뜨리고 '묻지마' 폭행…30대 검거 랭크뉴스 2025.03.06
45180 검찰, '위장전입·청탁금지법 위반' 이정섭 검사 기소 랭크뉴스 2025.03.06
45179 ‘좌표 입력 오류’ 1번기의 민가 오폭…왜 2번기까지 폭탄을 떨궜나 랭크뉴스 2025.03.06
45178 [2보] 美 1월 무역적자 전월대비 34%↑…관세 앞두고 수입 급증 랭크뉴스 2025.03.06
45177 울산서 택시 담벼락 돌진 사고…기사·승객 4명 사망, 1명 부상 랭크뉴스 2025.03.06
45176 경찰 '성폭행 의혹' 장제원 출석 요구…술자리 동석 측근도 조사 랭크뉴스 2025.03.06
45175 복지사각 발굴하면 뭐 하나…3.5%만 수급자 인정 랭크뉴스 2025.03.06
45174 필수의료 행위 중 사망사고, ‘유족 동의’ 땐 처벌 피할 길 터줘 랭크뉴스 2025.03.06
45173 이재용 회장에게서 '국내 주식 부자 1위' 빼앗은 이 사람 랭크뉴스 2025.03.06
45172 [단독] ‘사망 보험금’ 쪼개서 연금처럼…유동화 첫 시동 랭크뉴스 2025.03.06
45171 영장심의위 “김성훈‧이광우 구속영장 청구해야”…경찰 주장 통했다 랭크뉴스 2025.03.06
45170 [단독] 명태균 “오세훈이 전화해 대납 얘기” 진술…오세훈 측 “사실무근” 반박 랭크뉴스 2025.03.06
45169 업체 7곳에 322억 대출해주고 아들·딸 취업 청탁 랭크뉴스 2025.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