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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9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언주 최고위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병주 기자

조기 대선 가능성이 열려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전략산업 부흥의 핵심 열쇠로 ‘국부펀드’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이 강조하는 성장 우선 담론을 실현하려면 시장원리에만 맡겨두기보단 국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향후 산업정책과 관련해 국부펀드를 주요 전략의 하나로 디자인 중”이라며 “국가가 드라이브를 걸어 전략산업들을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970년대 박정희식 산업부흥책의 2025년 모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부펀드는 정부가 직접 소유하며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을 뜻한다. 정부 자산을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전략산업이나 기업에 직접 투입하는 방식으로 국부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도 있다.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일(현지시간) 국부펀드 설립을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민주당 국부펀드 정책은 ‘경제통’ 이언주 최고위원의 주도 아래 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단위에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 설계를 마치는 대로 이 대표 등 지도부에도 곧장 보고될 예정이다.

이 대표 역시 최근 국부펀드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공개된 AI 관련 대담 영상에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I 관련 기업에 국부펀드나 국민펀드가 공동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그 기업이 엔비디아처럼 크게 성공하면 국민의 조세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여권의 ‘좌파 포퓰리즘’ 공세에 이 대표 발언이 색깔론 공방으로 비화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애초 의도는 ‘국가 주도 성장’에 방점이 찍혔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이 대표 측 고위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처럼 국가가 전략산업을 주도하는 형태로 세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개별 기업에만 맡길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게 안 되면 기업의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이 대표 엔비디아 발언’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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