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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에 대해 5일 증권가에서는 영업력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경쟁사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티몬·위메프 사태 때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거나 다른 업종에 미치는 영향이 생길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홈플러스 전경 사진. /뉴스1

증권가에서는 우선 홈플러스의 영업력이 약화될 것이라 봤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영업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며 “홈플러스는 국내 할인점 2위 업체지만 영업 능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한화투자증권에서는 홈플러스의 협력업체가 매출채권 회수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조건을 제공하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시를 들며 “한 협력업체가 홈플러스와의 신용 거래에 대해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해 현금 결제를 요청할 수 있다”며 “결론적으로 홈플러스의 재고 확보 등 정상 영업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으며 영업력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금융채권 유예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시장 지배력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향후 대손의 리스크를 고려해 매출채권 기간 및 절대 규모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차입부채의 단기적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이는 데다 주력 사업부가 오프라인이라는 점에서 드라마틱한 실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남 연구원의 설명이다.

홈플러스의 구조조정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진협 연구원은 “오는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는 만큼 4조7000억원의 부동산 가치를 지닌 보유 부동산에 대한 매각 등 유동성 확보 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홈플러스의 3분기 기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제외한 순차입금은 5조3000억원 수준이며, 리스부채를 제외하면 1조8000억원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와 같은 극단적인 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된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지만 정상 영업은 계속될 것이고 상거래 채무에 대해서도 정상 변제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이해관계자들 중 특히 협력회사를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 분석된다. 이진협 연구원은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어려운 티메프에 비해 직매입 중심인 홈플러스는 보유 재고를 통해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어 티메프와 같은 극단적인 사례가 재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경쟁사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키움증권에서는 이번 기업회생 절차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시장 점유율 하락 혹은 점포 구조조정 등이 가파르게 진행된다면, 이마트, 롯데마트 등 할인점 경쟁사들의 기존점 성장률이 반등하면서, 전사 실적 추정치 상향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진협 연구원은 “대형마트 경쟁자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수혜 가능성이 높다”며 “이마트의 경우 전체 점포 132곳 중 홈플러스와의 경합지는 약 70곳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남 연구원도 “현재 사업구조를 놓고 보면 기존 사업장을 유지하는 투자만 이뤄지고 있어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경쟁사 입장에서 반사 수혜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라고 했다.

한편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신청이 유통업을 비롯해 다른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 예상됐다. NH투자증권에서는 유통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 내다봤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회생 절차와 무관하게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SSM, 온라인 등 모든 유통 채널에서 정상 영업을 이어간다고 밝힌 만큼 산업 경쟁 구도가 달라지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금융권에 대한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홈플러스의 회생절차와 연관된 은행권의 자금 운용 규모가 1100억원이라고 추정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에 대한 은행 대출은 단기대출로 총 11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라며 “은행 별로는 KB은행 550억원, 신한은행 280억원, 우리은행 270억원 순인데 이는 이들 3개 은행 원화 대출 총액 983조8000억원의 0.01%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에 은행들은 일부 충당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지만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비은행 금융사 중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내준 메리츠금융에 대해서는 홈플러스의 차입금 중 특정 금융사 집중도가 높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일부 우려 요인으로 작동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 충격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삼성증권은 분석했는데 이는 홈플러스 대출 전액이 점포를 담보로 한 선순위 신탁채권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 측에서는 신탁자산인 점포의 평가가치가 4~5조원 수준으로 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언급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향후 메리츠 입장에서 관건은 잠재적 담보처분권 발생 이후, 처분 자산인 리테일 부동산 시장 거래 시장 환경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앞서 전날(4일) 오전 홈플러스는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신용등급이 낮아져 자금 관련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와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 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하고 임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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