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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해 자금 확보했지만
작년 12월 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

㈜효성의 계열사 효성화학이 지난해 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4일자로 주식과 채권 거래가 모두 정지됐다. 효성화학은 계열사 효성티앤씨에 특수가스 사업부(효성네오켐)를 9200억원에 매각해 자본잠식 사유를 해소한 만큼 조만간 거래가 재개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매출 2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자본잠식 상태로 거래정지되면서 투자자 신뢰는 크게 떨어지게 됐다. 3·1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월 28일 해당 사실이 공시됐는데, 갑자기 돈이 묶인 투자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자본금 전액 잠식 사실을 공시한 효성화학이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일인 3월 31일까지 해당 사유 해소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손민균

효성화학의 자본잠식은 사실 예견된 일이다. 지난 2022년 연간 4088억원 당기순손실을 낸 이후 2023년 3469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 2251억원 순손실이 발생했다. 반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본총계는 325억원에 불과했다. 업황이 좋지 않아 흑자 전환이 불가능하고, 한 분기에 1000억원 안팎에 이르는 금융비용과 감가상각비 등을 고려하면 연말 기준 자본잠식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회사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회사 알짜인 특수가스 사업부를 9200억원에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에 매각했다. 하지만 잔금 납입이 1월로 넘어가면서 일시적인 완전 자본잠식은 피할 수 없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회사 재무팀이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바로 시장 참여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섰어야 했다”며 “갑작스러운 거래 정지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자본잠식 발생에 따른 거래정지 기간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거래소는 효성화학이 자본잠식 해소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 상장규정에 따라 상장적격성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한다고 했다. 이 기간 투자자들의 자금은 묶일 수밖에 없다.

거래 정지에 따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NICE 신용평가는 4일 “효성화학의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해소됐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자본시장 접근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이 기간 기업어음, 잔자단기사채 등 시장성 단기성차입금의 차환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회사의 유동성 대응 능력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효성화학은 올해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계획했었다. 하지만 거래정지 이후 투자 심리 위축이 불가피해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의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하면 자금 경색 우려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회사 측은 “한국거래소에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소통해 거래가 재개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2024년 12월 말 기준 효성화학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680억원이지만, 회사가 같은 날 공시한 합병 종료 보고서에 따르면 특수가스 매각 이후 자본총계가 6348억원으로 늘었다.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당장 효성화학이 흑자 전환하기 어렵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효성화학은 주요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의 중국발 공급과잉과 저가경쟁, 해상운임 상승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효성화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PP 수급 환경이 악화하면서 단기간 내 수익성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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