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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신용등급 하향’ 4일 만에 ‘기업회생절차’ 돌입
매장은 정상 영업 중 4일 서울 시내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날 기업회생절차 신청과 상관없이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 모든 영업은 정상 진행된다. 연합뉴스


코로나 기점 부진 지속…대형마트 업황 악화 겹쳐 불확실성 확대

영업 타격 불가피…일각에선 “금융채무 탕감 위한 쇼잉” 지적도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자 홈플러스가 내놓은 ‘초강수’다.

홈플러스는 잠재적 자금 이슈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강조하지만, 업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회생법원 제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 주심 박소영 부장판사)는 홈플러스의 ‘선제적 구조조정’과 관련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과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를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신용평가사들이 홈플러스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한 지 4일 만이다.

선제적 구조조정은 현재 지급불능 상태는 아니지만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수개월 이내에 자금부족 상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회생절차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조치다. 홈플러스는 현재 모든 채널을 정상 영업 중이다. 대금결제 등과 관련해서도 부도가 난 상황은 아니다.

홈플러스도 기업회생절차 신청과 관련해 “신용등급이 낮아져 향후 단기자금 측면에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에서 운영자금 대출 규모가 줄어들면 물품대금 미지급 사태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택한 사전예방적 차원이라는 주장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1월31일 기준 부채비율과 직전 12개월 매출이 각각 462%와 7조462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2.8%, 1506% 개선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이익 창출력 약화, 현금 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 부담, 중장기 사업 경쟁력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 하향을 결정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왔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소비 침체 장기화에 따른 가계 씀씀이 감소 등으로 실적 악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사모펀드 운용사)가 추진 중인 경영 효율화와 과도한 재무 부담이 더해지면서 홈플러스가 탈출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MBK는 2015년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 중 5조원가량을 홈플러스 명의 대출 등으로 마련했다. 이후 잇단 점포 폐점·매각 등을 통한 자산 유동화로 빚을 갚아왔다. 지난해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기업형 슈퍼마켓(SSM)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분할 매각하려다 실패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에 미치는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협력업체가 매출채권 회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조건 제공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재고 확보 등 정상 영업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분위기가 다른 업체로까지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수익성이 예전보다 떨어져 업황 자체가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홈플러스는 사모펀드가 대주주이다 보니 성장 및 변화를 위한 전략이나 투자가 제한적이었던 특수한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MBK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도 홈플러스가 협력사 납품대금 지급을 일부러 지연시킨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원하는 숫자로 실적을 만들기 위한 꼼수라고들 했다”며 “미정산이 발생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도 금융채무 탕감 등을 위한 ‘쇼잉’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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