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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우리 경제의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발(發) 관세 포성이 동시다발적으로 울리기 시작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2.7% 줄었다. 코로나19가 본격 유행하던 2020년 2월(-2.9%) 이후 약 5년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소매 판매와 투자도 각각 0.6%, 14.2% 축소됐다. 경제활동의 세 축이 모두 위축되는 ‘트리플 감소’가 두 달 만에 발생한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0.2%(전기 대비)에 머물면서 4개 분기 연속 0.2%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고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긴 저성장 국면이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관세 전쟁의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부터 캐나다·멕시코에 대해 예정대로 25%의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3일 밝혔다. 또 이날 중국산 제품에 대해 기존의 10%에 더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철강에 이어 자동차·반도체 등 우리의 주력 수출 분야에 대한 관세 폭탄도 벼르고 있다. 중국과 캐나다는 즉각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매기기로 하는 등 맞불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주요국이 무역 보복의 악순환에 빠지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제 통상 질서가 요동치면서 1~2월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다.

지금은 절체절명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민관정이 총력전을 기울여야 할 때다. 우선 표류하는 여야정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급선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미룬다며 여야정 국정협의회를 보이콧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를 볼모로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사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연금 개혁, 경제 살리기 법안 처리 등을 위한 논의는 미뤄지고 있다. 정부를 빼고 6일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한 여야는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정쟁을 접고 경제·민생 회복 지원을 위해 뜻을 모아야 한다. 정부는 한미 정상 외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경제·안보 장관급 회의를 활성화하는 한편 양국 간 산업 협력 방안을 패키지로 마련해 트럼프 측을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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