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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거관리위원회의 구체적인 채용 비리 실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고위직의 자녀가 지원하면 아예 면접표를 비워두고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키고, 증거 인멸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특혜 채용된 10명은 지금도 선관위에 근무 중입니다.

현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딸 특혜 채용 문제로 사퇴한 박찬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박찬진/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5월 :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그런 오해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굉장히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요."]

박 전 사무총장 딸은 2022년 1월 전남 선관위에 경력직으로 지원했습니다.

광주 선관위에서 공직을 시작한 박 전 총장이 선관위 2인자, 사무차장이던 때입니다.

당시 전남 선관위는 면접 위원들에게 평가표를 비워두고, 누구를 우선 뽑을지만 적어 내라고 했습니다.

빈 평가표에 선관위 직원들이 임의로 점수를 기재했고 박 전 총장 딸 등 6명이 최종 선발됐습니다.

전남 선관위 직원들은 이런 특혜 채용 절차를 '서류 면접 팁'이라는 파일로 만들어 보관했는데, 감사가 시작되자 문제가 될 표현을 수정 지시하며 "너도 공범"이라고 말하는 등 공모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채용 비리가 불거지자 국회가 가족 채용 현황을 10차례 이상 요구했지만, 선관위는 자료가 없다며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미 2021년, 가족 채용 현황을 작성했고 이듬해 내용을 추가까지 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부정 채용된 10명은 지금도 선관위에 근무 중입니다.

선관위는 또 재외 선거 업무 지원 등을 위해 해외에 파견하는 직원에 대해 외국어 성적을 제출해야 하는 외교부 예규를 적용받지 않도록 내부 규정을 개정했고 이렇게 10년간 97명을 어학 성적 없이 재외공관에 파견했습니다.

KBS 뉴스 현예슬입니다.

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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