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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협상 참여 압박 ‘극단 카드’
전력 치명상 입게 되는 우크라
“항복 강요…푸틴 돕겠다는 것”
미, 광물협정 관련해선 ‘여지’
트럼프 ‘압박’ 통했나…대만 TSMC “미국에 145조원 추가 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대만 반도체기업 TSMC의 웨이저자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TSMC는 이날 향후 4년 동안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5조90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전면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28일 파행으로 끝난 백악관 회담의 후속 조치로,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종전협상에 우크라이나의 참여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지원이 중단되면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에 큰 손실이 예상된다.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이날 백악관 관계자와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평화를 위한 성실한 약속’을 입증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할 때까지 미국이 현재 제공 중인 모든 군사원조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성명을 내고 “대통령이 평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우리의 파트너들도 그 목표에 헌신해야 한다”며 “우리의 원조가 해결에 기여한다는 것을 확실히 할 때까지 원조를 중지하고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군사지원 중단 조치에 따라 배편으로 운송 중인 무기나, 폴란드 등 제3국에서 인도를 기다리고 있는 물자를 포함해 아직 우크라이나에 도착하지 않은 모든 군사원조가 멈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항공기와 선박을 통해 운송 중이거나 주문된 10억달러(약 1조4600억원) 이상의 무기 및 탄약에서부터 이날 조치가 적용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3년 동안 1197억달러(약 175조원) 규모의 지원을 제공했으며, 이 중 군사지원은 665억달러(약 97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지원이 중단되면 우크라이나의 전력은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몇달 동안은 현 수준의 전쟁 수행 역량을 유지하겠지만, 이후 첨단 무기와 탄약 중심으로 물자 부족이 심각해질 수 있다. 미국이 무기 지원을 중단하면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 등 러시아 영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다. 또한 공중방어시스템 등 후방 보호 능력까지 저하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광물협정은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서 ‘양국의 광물협정이 끝났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사원조 중단으로 우크라이나를 굴복시켜 미국이 원하는 종전협상과 광물협정을 다 얻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올렉산드르 메레즈크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이건 그(트럼프)가 우리에게 항복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지금 원조를 중단하는 건 푸틴을 돕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NYT는 “미국 군사원조 중단의 직접적 수혜자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로 하여금 트럼프가 지시하는 조건에 따라 휴전하도록 강요하거나, 우크라이나를 더 큰 전장 손실로 몰아넣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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