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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징역 6년… 양형부당 항소
광주고등법원 전경. 광주고법 제공


치매에 걸린 노모를 15년 간 병수발하던 중 형과 함께 죽으려다 혼자 살아남은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 받은 남성이 항소심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부장 이의영)는 4일 존속살해, 자살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은 김모(50)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열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전남 무안군 현경면 한 선착장에서 자신이 몰고 가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바다에 빠뜨려 함께 탄 70대 노모와 50대 친형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미혼인 이들 형제는 지난 2008년부터 나주에서 치매에 걸린 노모를 모시고 살다 어머니의 치매 증세가 심해져 직장을 잃고 간병에 힘이 부치자 범행을 결심했다. 이들 형제는 SUV 차량에 탑승한 뒤 바다에 돌진했으나 이를 목격한 한 주민이 배를 몰고 와 트렁크 유리를 깨뜨린 뒤 김씨를 구조했다.

해경은 당초 이들이 해산물을 채취하러 선착장을 찾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봤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 김씨가 범행을 자백했다.

김씨는 이날 재판에서 "제가 몸이 아파 몇번씩 쓰러졌고 어머니도 힘들어 하셨다"며 "삶이 너무 힘들어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오열했다. 김씨 변호인은 "김씨는 선량하고 평범한 시민이었다"며 "가족을 숨지게 한 후회와 자책 속에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피고인을 헤아려달라"며 양형부당을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상황은 원심에서 충분히 형량에 반영됐다"며 항소 기각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4월 1일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한국일보는 한국기자협회 자살예방 보도준칙을 준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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