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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엔비디아 30% 국민 지분’ 발언이 국내 정보기술(IT)·스타트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민주당이 주도한 이른바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을 거론하며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다른 한편에선 방향성은 맞는데 방법론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지난 2020년 3월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법사위 심의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정안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무슨 일이야 이재웅 전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타다가 혁신의 꿈을 꿀 기회를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재공유하며 “민주당은 혁신기업을 저주하고 발목을 잡았던 과거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글은 2020년 3월 ‘타다금지법’의 국회 통과 직전 썼던 글이다. 이 전 대표는 “당시 ‘타다’의 나와 특수 관계인 지분(약 30%)을 국민 모두와 나눌 테니 기업 혁신 금지 법을 통과시키지 말아 달라고 민주당과 정부에 사정했다”며 “자발적으로 성과를 나눌 테니 기회를 달라했던 기업에도 철퇴를 내리던 민주당이 제대로 된 반성도 없이 앞으로 30%의 지분(한국판 엔비디아 기업)을 국가가 확보하겠다고 한다면, 누가 그 진정성을 믿겠냐”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 2일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유튜브 방송에서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한국에) 생기고 30%가 국민 지분이라면 세금에 그렇게 의지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데에 대한 반응이다. 이 대표는 4일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I 관련 기업에 국부펀드가 공동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그 기업이 엔비디아처럼 크게 성공하면 국민의 조세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집단지성센터는 지난 2일 이재명 대표가 'AI와 대한민국, 그리고 나'를 주제로 전문가들과 나눈 첫 대담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타다 금지법’은 왜? 2018년말 등장한 렌터카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는 택시와 차별화되는 혁신적 서비스로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택시업계 반발에 민주당 주도로 국회가 2020년 타다금지법을 통과시키자 서비스를 중단했다. 당시 민주당과 국토교통부는 “더 많은 타다가 나올 것”이라 했지만 이후 택시 호출 시장 위주로 업계가 재편되면서 성장 자체가 멈췄다. 모회사인 쏘카는 2021년 타다를 토스에 매각했다. 혁신적 시도를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금지시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이재웅 전 대표 등은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형사재판도 받았다. 대법원은 2023년 6월 이 전 대표 등 타다 경영진에 대한 무죄를 확정했을 때 민주당 내부에서 공개적인 반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타다 금지법’을 주도했던 친이계 박홍근 전 원내대표는 “대안을 제시해보라”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재웅 전 대표는 “대통령을 하겠다고 하는 이 대표와 과반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과거부터 반성해야 한다”며 “반성 없이 혁신 기업의 30% 지분 확보 운운하는 것은 의도와 달리 혁신 기업가를 좌절 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이 대표는 국회의원 신분이 아닌 경기도지사였지만, 현재 당 대표로서 책임지는 자세부터 보여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스타트업계 ‘어떻게’가 중요 스타트업계에선 정치적 논쟁보단 한국만의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한 건설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엔비디아 다음으로 AI 수혜를 입은 대만의 TSMC는 무려 대만 정부 지분 48% 출자로 설립됐지만, 성공적으로 민영화에 성공했다”며 “표피적으로 실현 가능성이나 정치적인 견해를 따질 게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지 논의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달을 가리키는 데 손가락만 보는 게 아니라 저 달에 어떻게 우주선을 보낼까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는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강정현 기자

한국은 정부 주도로 포스코 등 대기업을 육성하거나 모태펀드를 통해 벤처 생태계를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이 대표 주장 자체는 무리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어떻게 성공시킬지, 그리고 이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만드는 건 또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털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 대표 구상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겠다는 결론이 나올 순 있어도 투자의 관점에선 그 성과를 국민에게 어떻게 공유하겠다는 건지는 애매하다”고 말했다. AI 스타트업 한 대표는 “선진국들도 자국 전략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 경쟁하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AI 산업에 대규모 투자하겠다는 구상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성과를 나누는 방식에 대해서는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더중앙플러스: 팩플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기사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타다를 만들던 그때, 우린 미쳤다” 쏘카 박재욱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0725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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