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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R&I "한국, 투자 리스크 급등"
불법 계엄·탄핵 사태 정치 불안에
아홉 계단 하락… 하락 폭 매우 커
3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정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뉴스1


한국이 국가별 투자 위험도 평가에서 중위권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 불법 계엄 사태를 겪으며 정치 불안이 커진 탓이다. 최근 극우·보수 진영이 과격한 선동으로 사회 혼란을 부추긴 점도 신인도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인도보다 하락 폭 큰 한국

경찰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신용평가사 R&I(투자정보센터)가 올해 1월 실시한 국가별 투자 위험도 조사에서 한국은 전 세계 100개국 가운데 34위를 기록하며 지난해 7월 조사 결과(25위)보다 무려 9계단 하락했다.

R&I는 일본 국내 주요 은행과 싱크탱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국가별 투자 리스크를 수치화했다. 점수가 10점에 가까울수록, 순위가 높을수록 투자 리스크가 적다는 뜻이다. 한국은 7.3점으로 평가됐다. 이전 조사(7.6점)보다 0.3점 떨어지면서 하락 폭이 100개국 중 네 번째로 컸다.

R&I는 한국의 투자 위험성이 커진 원인으로 불법 계엄 사태를 지목했다. 최근에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진영 간 대립이 격화하며 정치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R&I는 "비상계엄(불법 계엄) 선언과 이후 정치적 불안에 대한 우려가 낮은 평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 전한길 주목하며 "분열 커질 수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지난달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극우세력 준동도 한국의 정치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극우 유튜버들과 보수단체들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면서 서울서부지법 폭동·난입사태를 일으키고 헌법재판소를 공격하는 등 법치주의를 훼손했다. 닛케이는 특히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큰 지지를 얻고 있는 유명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주목했다.

닛케이는 전씨가 1일 서울 여의도 집회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나치즘이 부활하고 한국은 제2의 홍콩이 된다"고 주장하고,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탄핵 인용 시 헌법재판소는 산산조각 날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을 거론했다. 닛케이는 "강경파의 과격한 언행이 보수층에 침투하고 있다"며 "차기 대선을 앞두고 한국 사회의 분열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 국가 투자 위험도 상승



이번 R&I 조사에선 아시아 국가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아시아 지역에선 경제 강국으로 꼽히는 중국과 인도마저 점수가 떨어졌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지난해보다 0.1점 하락한 5.7점으로 조사됐다. 순위는 지난 조사보다 한 단계 떨어진 55위였다.

인도도 0.1점 하락한 6.7점에 그치며 34위에서 36위로 내려갔다. 닛케이는 인도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3기에 접어들면서 연립정부 내 갈등으로 정책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투자 위험도 상승 폭이 가장 큰 국가는 방글라데시였다. 방글라데시는 1.0점 하락한 3.5점으로, 순위도 지난해 60위에서 83위로 추락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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