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에서 ‘A3-’로 하향 조정
홈플러스스페셜 서울 목동점 계산대 모습. 사진 홈플러스 제공
4일 전격적으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홈플러스에 대해 앞서 신용평가회사들이 지난달 말 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사실상의 투기등급 수준으로 내렸다.
홈플러스는 4일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7일 홈플러스에 대한 신용 정기평가에서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어음·단기사채에서 ‘A3-’ 등급은 투기등급(B) 바로 윗 등급이다. 하향의 주된 사유로는 △영업실적 부진 장기화 및 단기간 내 유의미한 실적 회복 난망 △매우 과중한 재무부담 지속 △매출규모 대비 영업현금창출능력 미흡 등을 꼽았다.
한기평은 신용평가 리포트에서 “실적 흐름과 더불어 국내 소비심리 약화 등 부정적 요인들을 감안할 때 적자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상황으로, 2021~2022 사업회계년도(홈플러스는 2월 결산법인)에 영업적자로 전환된 이후 4개년 연속 영업적자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홈플러스는 2024~2025 사업년도 3분기에 누적 가결산 기준으로 매출액과 영업손익이 각각 5.3조원(전년동기대비 +1.1%), -1571억원(전년동기대비 -268억원)을 기록했다. 총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업손실 기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고, 영업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한기평은 “온라인 소비 확대, 근거리 및 소량 구매행태가 대형마트 채널 수요 개선을 구조적으로 제약하고 있다”며 “점포 매각과 상대적으로 제한된 투자로 자체 경쟁력이 과거 대비 약화된 상황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매출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또 영업 적자 지속과 과중한 이자비용부담 등으로 자체 현금창출능력이 미흡하다며 “지속적인 점포 매각을 통해 인수금융을 상환하고 투자재원을 마련해 왔지만, 지난해 11월 말 순차입금이 5조3120억원으로 차입금이 재차 증가세로 전환되고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반복되면서 자본이 감소해 2024년 11월 말 부채비율이 1408.6%에 달했다”고 평가했다.
한신평도 신용평가 리포트에서 “제한된 수준의 영업창출현금 규모와 향후 자금소요 등을 감안할 때 본원적인 재무안정성 개선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점포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한 차입금 상환과 외부 의존적 현금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자산매각 여건이 저하된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신평은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그동안 여러 우량한 점포 자산을 매각해 중·장기 사업 경쟁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흠플러스 주력인 대형마트는 변화된 가계소비 행태와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간 경쟁심화 등으로 부진한 업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점포 정리가 이익창출력 회복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분가치가 높고 사업 수익성이 양호한 점포를 중심으로 매각을 진행했으나, 이것이 이익창출을 오히려 제약하고 있는 형편이라는 평가다. 한신평은 또 “제한적인 투자 여력도 장기 경쟁력 확보에 부담”이라며, “홈플러스의 연간 자본적 지출(CAPEX) 규모는 1천억원 내외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대형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의 평균 투자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고 차입금의 과중한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인해 가용 자금여력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