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 워싱턴 디시(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 중 공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일시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에이피(AP) 통신은 3일(현지시각) 백악관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은 3년 넘게 이어진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 협정을 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원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규 무기 구입용 자금 지원을 중단했고, 미군 재고에서 지원하던 무기마저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국무부가 관리하는 ‘해외군사금융(FMF)' 프로그램 △국방부가 무기를 구매해 지원하는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이니셔티브(USAI)' △국방부가 자체 재고에서 무기를 제공하는 ‘대통령 승인 긴급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무기를 공급받고 있다. 유에스에이아이(USAI) 자금은 이미 고갈됐고, 에프엠에프(FMF)는 중단됐으며 ‘대통령 승인 긴급 지원’도 중단될 수 있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백악관이 ‘대통령 승인 긴급 지원’의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3일 안보회의를 소집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미국 워싱턴 디시(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대만 반도체 제조 회사(TSMC)의 투자에 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실제 미국 정부는 지난 몇주 동안 대외 원조를 전반적으로 동결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금 지원도 중단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주요 무기 지원 경로를 차단하겠다는 이번 결정은 지난달 28일 백악관 회담 이후 나온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조치는 러시아군과 중요한 시기에 처한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추가 지원이 없을 경우, 우크라이나는 올해 중반까지 현재 수준의 전투 역량을 유지할 수 있는 무기만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퇴임 직전 승인한 대규모 무기 지원 덕분이다. 하지만 고성능 방공 시스템, 지대지 탄도미사일, 항법 시스템, 장거리 로켓 포병 시스템 등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크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미국이 올해 초 공급한 포탄과 유럽의 지원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우크라이나의 포탄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다”면서도 “여름이 되면 어려움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군사 장비의 약 55%를 자체적으로 생산 또는 조달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은 각각 20%와 25%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 지원이 장기적으로 중단될 경우,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국가들의 지원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산 첨단 무기 시스템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으로선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한번 지켜보자.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도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내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해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쓸모없는 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쟁 장기화 전망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보다 나쁜 발언은 있을 수 없다. 미국은 이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167 “김치 프리미엄 꺼졌나” 금값, 국제 시세 대비 15배 급락 랭크뉴스 2025.03.04
44166 장제원 전 의원, 성폭력 혐의 피소···“사실 아냐” 반박 랭크뉴스 2025.03.04
44165 다이소 진출한 건기식, 약국은 왜 반발하나 랭크뉴스 2025.03.04
44164 선관위 '채용비리' 대국민사과…특혜채용 10명 여전히 정상근무(종합) 랭크뉴스 2025.03.04
44163 쫓겨난 젤렌스키, 유럽 방위비 증액 논의에 한화에어로 18% '급등' 랭크뉴스 2025.03.04
44162 [단독] "1인당 5000만원" 초고가 여행 인기…모두투어 '하이엔드 패키지' 만든다 랭크뉴스 2025.03.04
44161 경찰, 성폭력 혐의 장제원 전 의원 수사 중... 장 "사실무근" 랭크뉴스 2025.03.04
44160 국산차 5개사 판매, 전년比 4% 증가… 지난해 설 연휴 기저효과 랭크뉴스 2025.03.04
44159 선관위 “채용문제 사과…국회 통제방안 논의 적극 참여할 것” 랭크뉴스 2025.03.04
44158 [단독] "전국 40개 의대 24학번 이상 재학생 96.56% 휴학" 랭크뉴스 2025.03.04
44157 강릉 저수지 인근 차량서 남녀 3명 숨진 채 발견···“관계 확인 안 돼” 랭크뉴스 2025.03.04
44156 선관위 “채용 비리 국민께 깊이 사과…특혜 자녀까지 징계 검토” 랭크뉴스 2025.03.04
44155 '젤렌스키 복장 타박'에 뿔난 우크라 "이게 우리 정장" 랭크뉴스 2025.03.04
44154 장제원 전 의원, 성폭력 혐의로 경찰 수사‥"전혀 사실 아냐" 랭크뉴스 2025.03.04
44153 감사원 "軍마트 상품 싸게 사서 비싸게 재판매…수법 다양화" 랭크뉴스 2025.03.04
44152 [단독] 명태균 폰에서 원희룡·김종인·이준석과 찍은 사진 나왔다 랭크뉴스 2025.03.04
44151 "MBC다!" 사냥하듯 집단 린치... 쓰러진 취재진 목덜미 밟은 서부지법 폭도들 랭크뉴스 2025.03.04
44150 타다 창업주, 李 ‘K엔비디아’ 발언에 “과거부터 반성해야” 랭크뉴스 2025.03.04
44149 1683회 주문 후 허위 반품으로 거액 편취… ‘블랙컨슈머’ 대책 급하다 랭크뉴스 2025.03.04
44148 트럼프 친러 정책에도 미국인 52% “우크라 지지”… 러 지지는 4% 랭크뉴스 202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