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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서울시장 보궐 때 단일화 설득” 주장
오 시장 측 “일방적 주장, 검찰 수사 보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해 11월 8일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명태균씨는 4일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후보로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난 뒤 자신이 당내 경선 상대였던 조은희 의원에게 단일화할 것을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명씨 측은 오 시장이 명씨로부터 당내 경선 여론조사와 관련한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에 반박하며 “명씨가 (오 시장 측근인) 강철원씨에게 오더했다”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 측은 “일방적 주장”이라며 “검찰 수사를 보면 된다”고 반박했다.

명씨의 변호인인 여태형 변호사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명씨가 오 시장을 그날 만나고 당사 근처 오피스텔에 있는, 출마한 정치인 사무실을 방문해 그분을 설득했고 단일화가 이뤄진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 변호사는 해당 정치인이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명씨가 2021년 오 시장과 만난 횟수가 총 7번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여 변호사는 “(명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오 시장과 만난 기존 네 번에다가) 세 번 더 말했다”며 “당협사무실에서 추가적으로 더 만났다는 걸로 진술한 바가 있다”고 했다.

여 변호사가 언급한 시기는 2021년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주자로 오 시장과 나경원 의원, 조은희 의원, 오신환 전 의원 등 4명을 확정한 2021년 2월 전후로 보인다. 여 변호사는 “명씨가 메신저 역할을 해서 단일화를 이끌어낸 걸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조 의원과의 단일화는 성사되지 않았다. 조 의원은 2021년 3월4일 2차 경선을 끝까지 치른 뒤 탈락했다.

여 변호사는 당시 경선 최대 경쟁자였던 나 의원 측과 경선 여론조사 문항을 두고 협상을 할 때 오 시장 측에 조언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여론조사 무응답층이 오 시장 측 지지율에 유리하니 무응답시 재질문 문항을 여론조사에 포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는 것이다. 여 변호사는 “명씨가 이 부분에 대해 (오 시장 측) 강철원씨에게 계속 오더를 내렸고 이 부분을 고수하라고 하는 과정을 거쳐서 결국 서울시장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분이 하는 여론조사는 숫자를 조작하는 수법을 쓰는데 그걸 1차 차단했는데도 계속 사무실에 와서 어필을 하니까 2차 차단하고 그걸 자르는 데 오래 걸렸다.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계약이 종료되기 전에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혼자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것이다. 검찰에서 다 이야기를 했으니까 검찰 수사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명씨는 오 시장 측이 자신을 ‘허풍쟁이 사기꾼’이라고 한 것에 대해 여 변호사를 통해 “시골에서는 잔칫날 돼지를 잡는다고 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조기 대선에 꼭 출마하고 중간에 드롭(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선 과정에서 검증을 철저히 받아보라고 비꼬는 뜻으로 해석된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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