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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실험서 ‘중심 편향’ 성향 나타나
가운데 칸 사용 빈번, 청결은 최저
다음은 男 문 앞 칸, 女 맨 안쪽 선호
남녀 별로 덜 찾는 칸이 위생에 유리

화장실이 병원체를 퍼뜨리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어떻게 하면 화장실에서 사람들이 덜 찾아 상대적으로 깨끗한 칸을 선택할 수 있을까./챗GPT 달리


최근 변기 물을 내릴 때 병원균이 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낯선 곳에서 화장실 가기가 꺼려진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생리 현상을 참기 어렵다면 다른 사람들이 덜 쓰는 칸을 찾는 게 최선이다.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어느 칸을 주로 선택할까. 남성과 여성은 화장실 선택 기준이 다를까.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같은 조건에서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 알면 상대적으로 깨끗한 화장실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 많이 찾는 가운데 칸은 피해야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첫 번째 전략은 화장실에서 가운데 칸은 피하는 것이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중간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화장실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가운데 칸을 많이 찾으므로 아무래도 위생 상태가 다른 칸보다 나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심리학과의 니콜라스 크리스텐펠드(Nicholas Christenfeld) 교수는 1995년 국제 학술지 ‘심리과학’에 같은 조건이라면 가운데를 선호하는 ‘중심 편향(center bias)’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를테면 슈퍼마켓 진열대에 같은 상품이 네 줄로 있다면 71%는 가운데 두 줄에 있는 상품을 구매했다. 29%만이 맨 앞과 마지막 줄에 있는 상품을 구매했다. 설문 조사에서도 네 칸 중 가운데 두 칸에 표시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화장실도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해변의 한 공중 화장실에서 10주 동안 네 칸 중 어디에서 화장지가 가장 많이 교체됐는지 조사했다. 분석 결과 이 기간 화장지의 60%가 가운데 두 칸에서 쓰였다. 사람들이 무작위로 선택했다면 가운데 두 칸과 가장자리 두 칸의 화장지 사용량은 거의 같았을 것이다. 가능하면 사람들이 덜 찾는 가장자리 칸으로 가야 병원균을 덜 만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한쪽 가장자리에 공유 공간이 있는 화장실에서는 한 면이 벽과 맞대고 있는 안쪽 칸이 가장 많이 사용됐다./www.bobrick.com

남자는 맨 안쪽, 여자는 문 앞이 최선
가운데를 피하는 전략은 남녀 모두 유효하다. 하지만 남은 칸 중 어디로 갈지는 좀 다르다. 미국의 뉴욕 매거진지(誌)는 지난 2015년 남녀가 화장실에서 선호하는 칸을 조사했다. 남녀 모두 중간 칸을 선호했지만, 그다음 선택은 달랐다. 남자는 가운데 칸이 비어 있지 않으면 문에서 가까운 칸을 차선책으로 선택했다. 여성은 가운데 아니면 입구에서 가장 떨어진 칸을 찾았다.

중심 편향과 남녀의 차선책을 종합하면, 남자 화장실에서는 가운데와 문 앞 칸이 더 많이 사용되므로 맨 안쪽 칸이 상대적으로 깨끗하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여자 화장실에서는 가운데와 맨 안쪽 칸이 붐비므로, 입구에서 가까운 칸을 찾는 게 위생 면에서 유리하다.

앞서 조사는 가장자리 양쪽이 모두 벽에 붙어 있는 화장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만약 가장자리 한쪽은 측면에 공유 공간이 있는 화장실이라면 어떨까. 2023년 미국 워싱턴 주립대 의학과의 토머스 헤스턴(Thomas Heston) 교수는 이런 방식의 3칸 화장실에서는 한쪽은 벽, 다른 쪽은 옆 칸에 붙은 가장자리 이용률이 62%로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가운데 칸과 한쪽 면이 공유 공간에 노출된 칸은 이용률이 각각 30%, 32%였다. 헤스턴 교수는 “사람들은 한쪽은 벽, 반대쪽은 옆 칸에 붙은 칸이 가장 사적이고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위생을 생각해 덜 쓰는 칸을 찾는다면 프라이버시를 포기하는 게 낫다는 말이다.

좌변기 물을 내릴 때 에어로졸이 발생하는 모습. 녹색 레이저를 쏘아 얻었다. 에어로졸은 변기 위로 초당 2m 속도로 뿜어져 나오며, 8초 이내에 1.5m까지 도달했다./Scientific Reports

코로나 시기 화장실 연구 잇따라
화장실이 병원체를 퍼뜨리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기에 잇따라 확인됐다. 2020년 6월 중국 둥난대 연구진은 ‘유체물리학’에 좌변기의 물을 내리면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aerosol·공기 중 미립자)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그해 8월 중국 양저우대 연구진은 같은 학술지에 소변기를 사용해도 에어로졸 구름이 생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진은 2022년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좌변기 물을 내릴 때 레이저를 쏘아 에어로졸이 발생하는 모습을 눈으로 보여준 논문을 발표했다. 에어로졸은 변기 위로 초당 2m 속도로 뿜어져 나오며, 8초 이내에 1.5m 높이까지 도달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결과를 근거로 코로나 감염자가 화장실을 사용하면 에어로졸을 통해 바이러스 입자가 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 연구진은 대변을 보고 변기 물을 내리면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허용 기준 이상으로 공기 중에 배출된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환풍기를 작동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환풍기를 작동하면 세균 에어로졸 방출 위험이 10분의 1로 줄어든다.

물론 변기 물을 내리기 전에 덮개를 닫는 건 기본이다. 중국 연구진에 따르면 덮개가 없는 화변기는 비데 변기보다 황색포도상구균을 42~62% 더 많이 배출했다. 물을 내리기 전 덮개를 닫아야 그런 효과를 볼 수 있다. 화장실 사용 전후로 손을 잘 씻는 것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화장실을 깨끗하게 쓴다면 경우의 수를 따져 빈칸을 찾는 수고가 줄어들지 않을까.

참고 자료

Risk Analysis(2025), DOI : https://doi.org/10.1111/risa.70000

Journal of Clinical Medical Research(2023), DOI: https://doi.org/10.46889/JCMR/2023.4215

Scientific Reports(2022), DOI: https://doi.org/10.1038/s41598-022-24686-5

Physics of Fluids(2020), DOI: https://doi.org/10.1063/5.0013318

Physics of Fluids(2020), DOI: https://doi.org/10.1063/5.0021450

Psychological Science(1995), DOI: https://doi.org/10.1111/j.1467-9280.1995.tb00304.x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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