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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워싱턴 디시(D.C.)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관세 25%를 예정대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가능성을 일축하며 “더는 논의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 부과도 예정대로 시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대만의 파운드리업체 티에스엠시(TSMC)의 미국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내일부터 캐나다, 멕시코산 제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며 “이들이 해야 할 일은 미국 내에 자동차 공장과 기타 시설을 건설하는 것뿐이며, 그렇게 하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각국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을 고려해 적용하는 상호 관세도 다음 달 2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발표 이후 미국 증시는 오후 들어 하락세를 보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멕시코 정부와 협상하겠다며 한 달간 관세 부과를 연기했다. 양국은 펜타닐 밀수 및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을 위한 조처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노력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지난 2월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10%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대중 관세 조치와 별개로, 중국 경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주 미국 국경 ‘차르’인 톰 호먼 및 미 의회 관계자들과 만나 펜타닐과 불법 이민자 대응을 위해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마크 밀러 캐나다 이민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원하는지 불확실하다. 협상의 목표가 계속 변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지난달 27일 열린 트럼프 행정부와 회의에서 우려를 전달했다. 이날 회의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아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주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와일스 비서실장은 지난달 회의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준수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관세 면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러트닉은 이번 회의에서 그러한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조율하겠지만, 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지난달 28일 블룸버그 티브이(TV) 인터뷰에서 멕시코가 중국산 제품에 대해 미국과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무역 분석업체 트레이드 파트너십 월드와이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중국산 제품에 관세 10%를 추가 인상할 경우 미국 정부의 연간 관세 수입은 약 860억 달러(약 1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 1기 당시 부과된 모든 관세 수입을 초과하는 규모”라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해 1년 동안 관세로 770억 달러(약 102조원)를 거둬들였다.

백악관 경제위원회(NEC) 수장인 케빈 헤셋은 내부 논의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내 일부 관계자들은 “1기 행정부 당시 관세가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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