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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장관 방미서 논의…한미·한일 등 후속 협의 이어질 듯
LNG 도입 다변화로 美 통상압력 완화 '지렛대'…철강·조선 특수 기대도


산업부 장관, 미국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부 장관 면담
(서울=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더그 버금 미국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3.1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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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우리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별한 챙기는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에 한미일 공동 개발 형태로 참여하는 방안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사업성을 전제로 향후 알래스카 가스 개발이 추진돼 우리 기업이 참여한다면 에너지 도입선 다변화를 통해 미국발 통상 압력을 완화하는 데 지렛대를 마련하고, 철강·조선 등 국내 연관 산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신중히 사업 참여 여부를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3일 정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6∼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장관 등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일 3국 협력 방식으로 알래스카 가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데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석유·가스의 대대적 증산을 통해 자국 에너지 산업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의 천연가스 개발 제한을 푸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알래스카 자원 개발에 동력을 불어넣으려고 주력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우선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동향에 주목한다.

주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은 북극해 연안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난 천연가스를 송유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날라 액화한 뒤 수요지로 나르는 프로젝트다.

알래스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약 1천300㎞ 길이 가스관을 건설하고 액화 터미널 등 인프라를 건설해야 한다. 초기 추산으로만 약 450억달러(약 64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됐다.

알래스카 푸르도베이의 기존 유전 시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엑손모빌 등 오일 메이저가 참여한 가운데 사업이 시작됐지만 북극해 인근이라는 지역 특성에 따른 개발의 어려움과 사업성 문제로 민간 기업들이 빠져나가 계획단계에서 오랜 기간 진척이 없었다.

따라서 미 에너지 당국은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의 주요 LNG 수입국이 장기 구매를 전제로 개발 단계부터 사업에 들어와 주기를 기대한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발 빠르게 먼저 적극적 참여 의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기업의 알래스카 가스관 합작 투자 계획 등 미국산 LNG 수출 확대를 대대적인 성과로 홍보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 정부로서는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의 규모가 워낙 커 일본 외에도 한국 등 다른 LNG 수요국들이 함께 사업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

미국 통상 고위 당국자는 후보자 시절부터 한국 기업들과 여러 차례 공식·비공식 접촉하는 과정에서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에 한국도 적극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이 이뤄지려면 수요처가 있어야 하는데 일본만으로는 한참 부족해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참여도 꼭 필요하다고 볼 것"이라며 "북극해 가스전 개발에 필요한 쇄빙선 건조 능력에서부터 대량의 철강재가 필요한 송유관 건설까지 한국이 더 직접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 한국은 중국에 이어 나란히 세계 LNG 도입 2∼3위국이다.

미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천연가스 수입에서 미국 비중은 2016년 0.1%에서 2021년 18.5%까지 급상승했다. 다만 2022년부터는 미국 비중이 고점 대비 다소 하락해 작년 12.2%까지 내려와 미국산 비중 확대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주요 무역 적자국들을 향한 '관세 전쟁'을 예고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각국은 앞다퉈 미국산 LNG 등 에너지 수입 확대를 천명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번 안 장관의 방미 때 트럼프 2기 중으로 한국이 미국산 가스 구매를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셰일가스 위주인 미국산 천연가스는 지역 내 소비자가 많고, 액화 터미널과 장거리 이송 가스관 등 인프라 시설은 부족하다.

따라서 통상 압력 완화를 위해 한국, 일본, 인도, 유럽연합(EU) 등 각국이 경쟁적으로 미국산 LNG 구매를 확대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미국 가스를 대량으로 추가 구매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이유로 개발 단계부터 투자해 '입도선매' 방식으로 장기 구매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를 위한 현실적 해법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액화 터미널, 송유관 건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면 철강·건설 등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북극해라는 사업지 특성상 한국이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쇄빙 LNG선 투입 가능성도 높아 사업이 가시화한다면 한국 기업들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다만 정부는 장기 공전한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에는 대규모 리스크가 동반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보이는 국내 기업들과 함께 사업성을 확인하는 단계부터 신중히 실무 협의를 통해 단계적인 절차를 밟아나갈 방침이다.

한미일 3국 차원의 공동 사업 추진이 구체화하려면 한미 실무 협의 채널에 이어 한일 에너지 당국 간 실무 협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알래스카 가스 개발은 미국 정부가 행정명령을 낼 만큼 큰 관심을 갖고 대안을 찾는 상황"이라며 "일본 등과 파트너십의 형태로 한다면 더 사업성 있게 추진할 수 있어 미국 측과 실무 협의체를 구성해 얘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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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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