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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공식 개소 '연세퀀텀컴플렉스' 가보니
IBM 제작 '퀀텀 시스템 원' 유치
3만가구 전력량으로 극저온 유지
신약·신소재 분야 워킹그룹 운영
양자 문해력 높은 인재 확보 주력
지난 달 27일 찾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정재호 연세대 융합과학기술원장 겸 양자사업단장이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와 비교해 연세대가 유치한 양자 컴퓨터 ‘퀀텀 시스템 원(Quantum System One)’의 성능을 비교 설명하고 있다. /송도=정혜진기자

[서울경제]

“이미 신소재 개발이나 반도체 전력 효율 개선, 신약 개발 등 수요에 따라 5~6개 워킹 그룹이 가동 중입니다. 산업계에서는 20여 개가 넘는 기업이 사용 신청을 한 상태입니다.” (정재호 연세대 융합과학기술원장 겸 양자사업단장)

지난 달 27일 찾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연세대 국제캠퍼스. 캠퍼스로 진입하자마자 연세퀀텀컴플렉스 옥상에 있는 수십여명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달 4일부터 열리는 ‘연세 퀀텀 위크 2025’를 앞두고 퀀텀컴플렉스 완공 작업에 한창인 인부들이 서해부터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아직 쌀쌀한 가운데도 가벼운 차림으로 바쁘게 두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합해서 2205㎡에 달하는 두 동의 건물이 마주보는 형태로 이뤄진 연세퀀텀컴플렉스 왼편은 핵심이 되는 양자컴퓨팅센터로, 불과 2년 전만 해도 학생들이 기숙사 다음으로 가장 많이 드나들며 자습을 하거나 커뮤니티 생활을 하던 지혜관A로 불렸지만 연세대에서 가장 야심찬 연구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에는 현재 양자 컴퓨터의 최강자로 불리는 IBM이 설계·제작한 ‘퀀텀 시스템 원(Quantum System One)’이 꽁꽁 숨겨져 있다.

1층으로 난 긴 통로를 지나니 조도를 낮춘 실내 공간에 발사를 앞둔 로켓처럼 공중에 떠 있는 원통형의 케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양자컴퓨터는 초전도체 방식으로 작동하는 만큼 절대 영도로 불리는 영하 273.146도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양자 컴퓨터의 핵심에 해당하는 양자 프로세서(QPU)인 ‘127큐비트 이글 프로세서’의 경우 실제 크기는 명함 절반 사이즈에 불과하지만 극저온을 유지하기 위한 전력에는 30 메가와트(MW)의 전력이 투입된다. 정 단장은 “한 가정에서 쓰는 전력량이 평균 1킬로와트(kW)라는 점을 고려할 때 동시에 3만 가구 이상이 쓰는 전력량이면서 송도에 생길 세브란스 병원 전체를 돌릴 수 있는 전력량”이라며 “한 달에 1000만원 가량의 전기료가 들어가 국가적으로도 전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슈퍼컴퓨터와의 연결도 중요한 문제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협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세대가 유치한 양자 컴퓨터 ‘퀀텀 시스템 원(Quantum System One)’ . 국내 유일이자 세계 다섯번째 양자컴퓨터다. /사진 제공=연세대

연세대가 유치한 양자 컴퓨터 ‘퀀텀 시스템 원(Quantum System One)’ /사진 제공=연세대


인프라 확보 외에도 연세퀀텀컴플렉스는 이미 물밑에서 본격적인 활용을 위한 채비를 마친 상태다. 연세대에서 가장 주력한 것은 퀀텀 컴플렉스의 양대 축인 양자융합연구센터에서 일하며 실질적인 연구 성과를 가져올 인력 확보다. 이종수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은 “세계 5위권의 양자컴퓨터 연구자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며 “양자 문해력과 연구력을 높일 수 있는 인재 확보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고 암권위자인 정재호 단장과 직간접적으로 양자 컴퓨팅에 대해 학문적 연이 닿아있는 교수들이 머리를 맞대 양자사업단을 추진한 이후 세계 대학에서 두 번째로 양자 컴퓨터를 유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뜻을 가진 연구진들이 모였다. 캐나다의 대표 양자 컴퓨터 기업인 자나두(Xanadu Quantum Technologies)에서 일했던 박채연 교수를 비롯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양자컴퓨팅연구실장으로 활약한 방정호 교수를 비롯해 워털루 대학 출신 연구자도 합류하면서 8명의 교수진이 꾸려졌다.

연세대가 유치한 양자 컴퓨터 ‘퀀텀 시스템 원(Quantum System One)’ /정혜진기자


가장 먼저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신약 분야다. 정 단장은 “내년이면 연세대에서 양자 컴퓨터를 가지고 신약 개발에 대한 논문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신약의 경우 검증돼있는 데이터셋이 많으면 양자 컴퓨팅을 통해 합성, 검증 단계로 갈 타깃들을 좁혀 수백만 번에 달하는 연구개발(R&D) 사이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는 양자 컴퓨터의 오류율을 문제 삼고 있지만 오류율이 있어도 신약 개발에는 가장 빠르게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정 단장은 “현재 가동되는 가장 높은 성능의 슈퍼컴퓨터가 모방할 수 있는 최대 성능이 50큐비트인데 퀀텀 시스템 원의 경우 50~60큐비트는 안정적으로 쓸 수 있다고 연구진들이 말해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연구는 물론 학생 전반의 양자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점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미 개강을 앞둔 학교에서는 기숙사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으로 양자 컴퓨터 수업 개강을 알리는 공고가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는 등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정 단장은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학부생에게도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 대만에서 진행된 양자 알고리즘 해커톤에서 우리 학생들이 우수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양자 컴퓨터에 대해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4일부터 일주일 간 진행되는 연세 퀀텀 위크에는 IBM, 파스칼(PASQAL), KT 등 기업들이 참여하는 인더스트리 세션을 비롯해 양자 컴퓨팅의 이론적 기반을 다진 연구자인 리처드 조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 등이 참여해 최신의 양자 컴퓨팅 연구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오갈 예정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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