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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ETF 시장 순자산 200조 눈앞

불안한 증시에 ‘파킹형’으로 피신
1년 수익률 3%대… 예금보다 쏠쏠
게티이미지뱅크

상장지수펀드(ETF)가 순자산총액 200조원을 눈앞에 두면서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1400만명(2023년 말 기준)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자산 증식 수단으로 ETF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분이다. ETF는 펀드를 주식 계좌에서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어 투자 아이디어를 곧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고 운용보수도 낮아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월 27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은 188조87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0일에는 190조907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90조원을 돌파했다. 180조원 돌파한 지 한 달여만이다. ETF는 국내 도입 21년만인 2023년 6월 말 순자산 100조원을 돌파했는데 추가로 순자산 90조원이 추가되는 데에는 2년도 걸리지 않았다. 이 속도로라면 이달 말 20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국내 증시 대비 ETF 시장 규모는 8.9%로 미국의 17.6%에 비교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전성 높은 ‘파킹형’ 인기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ETF는 파킹형으로 집계됐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KODEX(코덱스) CD금리액티브(합성)’ 순자산이 8조9396억원으로 집계돼 전체 ETF에서 가장 순자산이 컸다. 상품명에 붙은 CD(양도성예금증서)는 은행이 돈을 빌릴 때 발행하는 채권이다. 이 ETF는 CD금리를 365로 나눠 일할 계산해 단 하루만 투자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게 설계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시장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자 채권에 투자하는 파킹형에 자금이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순자산 상위 10개 상품을 보면 ‘KODEX 머니마켓무브’(4위) ‘TIGER(타이거) CD금리투자KIS(합성)’(5위)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7위)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9위) ‘KODEX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10위) 등 절반 이상이 파킹형 ETF였다. 이들 대부분 최근 1년 수익률이 3%대 중반으로 시중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데다, 예금과 달리 언제든 투자금을 유동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2년 펼쳐진 강세장으로 미국 주식에 대한 믿음도 여전히 굳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개별 주식 투자가 보편화됐지만, 주간에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지수 ETF에 투자하는 이들이 많다. 파킹형을 제외하면 미국 주식형 ETF에 가장 큰돈이 향했다. 올해 들어 1조769억원이 타이거 미국S&P500에 유입됐다. 이 밖에도 KODEX 미국S&P500(4987억원), ACE(에이스)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3248억원) 등이 자금 유입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S&P500과 나스닥 등 뉴욕 증시는 올해 들어 지지부진하지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연금계좌 등으로 적립식으로 분할 매수하는 이들이 많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지만 미국 주식 ETF로의 자금 유입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상승률을 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는 올해 들어 17.57% 수익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248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 우려에 금값이 급등하며 ACE KRX금현물(3338억원)도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중국 AI 딥시크 이후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중국 기술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2577억원), 미국과 협력이 예상되는 국내 조선기업에 투자하는 SOL 조선TOP3플러스(2277억원)에도 투자자의 발걸음이 향했다.

“美 고배당주 ETF 주목해야”

ETF 상품을 기획하고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의 관심은 파킹형에 대기 중인 자금이 앞으로 어디로 향할 지다. 미국 대형 기술주 7개를 뜻하는 ‘M7’을 중심으로 한 미국 증시 상승세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해서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지난달 27일 시장 예상치를 넘는 지난 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실적을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총마진율에 대한 실망으로 주가가 8%대 넘게 하락하는 등 불안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고배당주 ETF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수 상승 폭이 축소될수록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의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규제 완화 정책 추진도 금융 업종 비중이 높은 미국 고배당주 ETF에 수혜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상장된 고배당주 ETF로는 SCHD와 VYM, SDY 등을 추천했다. 미래에셋과 한투, 신한 등 국내 주요 운용사들도 SCHD와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월 배당 ETF를 운용하고 있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SOL(쏠) 미국배당다우존스 등 상품명에 ‘미국배당다우존스’가 붙은 ETF들이다.

연금계좌 내 세제 혜택이 축소되면서 미국 고배당주 ETF를 매도하고 국내 고배당주로 구성된 ETF에 투자하는 흐름도 있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명한 선택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환율을 반영하지 않아도 2012년 이후 작년까지 미국 고배당주 ETF가 국내 고배당주 ETF 수익률을 웃돌아서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세이연 효과의 감소를 감안해도 미국 고배당주 ETF는 효과적인 장기투자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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