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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조롱 글·휴학 압박 등 제보
40개 의대 중 10곳 수강신청 ‘0명’
경찰이 교육부의 수사의뢰를 받아 연세대 의대 수업방해 관련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교에 1학년 강의실 팻말이 붙어 있다. 성동훈 기자


경찰이 연세대 의대에서 학생들에게 동맹휴학을 강요했다는 의혹과 수업에 복귀한 학생들의 실명 등이 인터넷에 유포되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새 학기 개강을 앞두고 반복되는 의대 내 ‘수업 방해’를 수사 의뢰하고, 신입생들의 수업 불참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3월 초 전국 대학들이 개강하지만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는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달 중순부터 연세대 의대 수업 방해 의혹 사건을 입건 전 조사(내사) 중이다. 교육부의 수사 의뢰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업에 복귀한 의대생의 인적사항을 공개하며 조롱하는 글이 학내 게시판에 올라오고, 학생회 주관 공청회에서 휴학을 압박한 사례가 있다는 제보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의료인·의대생들이 이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수업에 복귀한 연대 의대생 약 50명의 실명 등이 담긴 명단이 공유된 사실도 들여다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사 의뢰에 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1월에도 서울대·인제대 의대 등에서 수업 복귀 의사를 밝힌 학생들의 신상이 유포되는 피해 사례가 접수되자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해 6~9월 온라인에서 벌어진 복귀 의료인 집단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2명을 구속하고 30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하기도 했다.

교육부 “휴학·출석 관련 학칙 엄격 적용을”


교육부는 앞으로도 신입생에게 수강신청을 하지 말라 하거나 투쟁 참여를 설득하는 등의 행위가 발견되면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강경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달 중순 전국 40개 의대에 고등교육법과 학칙에 따라 학습권 침해에 대응할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대학들도 올해도 동맹휴학을 받아들이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수도권 의대 관계자는 “의대와 대학본부의 생각이 다르지만 원칙이 지나치게 흔들린다는 점에서 올해도 동맹휴학을 용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비수도권 사립대 의대 관계자는 “지나친 특혜라는 문제 제기가 다른 학부생들에게서 지속해서 접수되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가 대학들에 보낸 공문에는 ‘신입생의 일반휴학을 허용하지 않는 학칙과 출석미달 등에 따른 유급과 제적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해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서울대·건양대를 제외한 의대는 학칙에서 신입생들의 1학년 1학기 휴학을 불허한다. 일부 의대는 학칙에서 재학생들의 3학기 연속 휴학을 금지한다. 등록금만 내고 수업을 듣지 않으면 출석미달 등으로 대학별 학칙에 따라 유급·제적될 수 있다.

일부 대학은 지난달부터 동맹휴학을 이어가는 의대생들에게 규정을 적용하고 나섰다. 연세대는 지난달 ‘휴학생은 기숙사에서 지낼 수 없다’는 규정을 들어 동맹휴학 중인 의대생들을 퇴소시켰다.

개강을 하루 앞둔 3일까지도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달 25일까지 전국 40개 의대에서 수강신청한 인원은 4291명에 그쳤다. 40개 의대 중 10곳에선 수강신청을 한 의대생이 ‘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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