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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 급등
가상자산 이미지 자료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5가지 암호화폐(가상자산)를 콕 짚어 ‘비축’(reserve)하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했다.

트럼프는 2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미국을 전 세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면서 리플(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가 ‘가상자산 전략 비축’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2시간여 뒤 추가로 글을 올려 “당연히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이 비축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며 “저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선거 때부터 “비트코인 전략 비축”을 공약으로 내세워 왔으나, 리플·솔라나·카르다노 등 다른 암호화폐에 대한 발표는 처음 나온 것이다.

트럼프가 공약한 전략 비축이란 정부 차원에서 가상자산을 사들여 유사 시 전략 자산으로 운영한다는 개념이다. 미국은 금, 외환, 석유 등 경제 안보에 있어 중요한 자산을 비축해 두었다가 시장에 대한 개입이 필요할 때 사용하고 있는데, 가상자산도 그런 수단 중 하나가 된다는 이야기다.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가상자산의 공적인 가치를 인정받게 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전략 비축을 논의할 가상자산 실무 그룹을 신설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구체적인 가상자산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 해당 가상자산의 가치는 일제히 상승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발표 직후 비트코인은 11% 이상 급등하며 9만4110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더리움은 14% 상승한 2528달러에 도달했다. 코인마켓캡 3일 오전 1시(미국 동부 시각) 기준, 리플은 하루 전 가격과 비교할 때 23%가 상승했으며 솔라나는 17%, 카르다노는 57%가 오르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코인들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업계는 새롭게 발표된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예상 외라는 반응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의 이번 발표에 리플(XRP)과 카르다노(ADA)가 포함된 것은 놀랍다”는 가상자산 시장 조성 업체인 에피션트 프론티어의 영업책임자 앤드루 투의 발언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과정에서 가상자산 업계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몇주간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며, 트럼프 당선 직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였다.

2024년 7월27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행사에서 연단에 올랐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미국 정부가 구체적으로 해당 가상자산을 얼마나 비축할지, 자금은 어떻게 조달할지 등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의 36조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고려할 때, 암호화폐 매입을 위해 차입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일부 분석가들은 정부가 최근 몇 년간 범죄 사건에서 압수한 암호화폐를 활용할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이는 단순한 회계상 이전일 뿐 실질적인 신규 수요 창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 재무부의 ‘외환안정기금(Exchange Stabilization Fund)’을 활용해 준비금을 구성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에서 첫 ‘가상자산 정상회의’를 연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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