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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8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뉴스1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으로 ‘아빠 찬스’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인사부서 직원들이 특혜 채용을 위해 관련 서류를 조작하는 방법을 문서로 작성해 후임자에게 인수인계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감사원의 ‘선관위 채용 등 인력관리 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전남선관위 인사 담당자는 2022년 2월 ‘서류전형+면접 팁.txt’라는 채용 실무를 다룬 파일을 작성했다.

채용 실무를 다룬 이 문서 파일에는 채용 심사와 관련해 ‘편법으로 (심사위원들의) 서명 부분만 미리 받음’, ‘조정이 필요한 경우 A과장, B과장 평정표 수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전남선관위는 박찬진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사무차장이던 2022년 3월 그의 딸을 경력채용했다. 이 과정에서 전남선관위는 텍스트 문서 내용처럼 면접 외부위원들에게 평정표를 비워 두고 순위만 정해 다른 곳에 연필로 적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박 전 총장의 딸을 합격시켰다.

다음해 감사원의 감사로 인사 담당자 업무용 컴퓨터에 있던 파일의 존재가 드러나자 당시 인사 부서 상급자는 문서 작성자의 후임에게 해당 파일을 폐기하라거나 ‘편법’ 등의 표현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아울러 “너도 (문서를) 수정했으니 공범”이라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에서는 외부 감사가 없었다면 이 같은 관행이 그대로 이어지거나 내부적으로 은폐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인사 업무의 ‘팁’이라며 편법과 부당한 행위들을 버젓이 적어 두고 후임자에게 인수인계했다”며 “이렇게 전·후임이 서로 공유하며 친인척 등의 특혜 채용이 전통이 됐고 인사 담당자들 대부분 잘못이란 인식조차 부족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관위 “가족채용 정보 없다”며 국회에 11차례 허위 답변
한편, 지난 2022년 3월 선관위 채용비리 의혹이 처음 불거진 이후 국회는 선관위에 내부 가족채용 통계를 최소 11차례 요구했으나 선관위는 “직원 가족관계 정보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 제출할 수 없다”거나 “관련 정보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거절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감사원에 따르면 선관위는 2021년 12월 ‘선관위 부모-자녀 관계직원 현황’이라는 자료를 만들어 관리해왔고 2022년 4월엔 한차례 업데이트도 했다. 이를 통해 선관위가 2022년 당시 경력 채용된 직원의 자녀가 최소 16명이란 것을 파악했다고 한다.

감사원은 지난달 27일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2013년 이후 시행된 경력 채용 291회를 전수 조사한 결과 모든 회차에 걸쳐 총 878건의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밝혔다. 선관위 고위직·중간 간부들은 인사 담당자에게 거리낌없이 연락해 채용을 청탁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4월 말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의 부정 채용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바 있으며 현재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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