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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 선수 황의조 씨,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선고 받았죠.

피해 여성은 KBS와의 단독 이메일 인터뷰에서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2차 피해'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호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황의조 씨 불법촬영 피해 여성은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KBS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밝혔습니다.

1심 판결문은 불법 촬영물 유포를 황 씨 형수가 했다는 이유로 황 씨를 마치 피해자처럼 거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이메일 음성대독 : "불법 촬영이 없었다면 유포 역시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불법촬영 가해자가 한순간에 피해자가 되어버린 상황이 매우 당혹스럽습니다."]

황 씨 측이 자신의 신상 정보를 일부 공개하는 등 2차 피해가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이메일 음성대독 : "수년간 했던 카톡을 모두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언론을 통해 했습니다. 피해자를 돈 뜯어먹으려는 꽃뱀처럼 프레임 씌우고…."]

법원은 피해자인 자신을 배려하지 않았다고도 했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이메일 음성대독 : "판사로부터 '직접 나와 발언하라'는 제안도 전달받았습니다. 성범죄 피해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신상 노출인데, 기자와 직원들 사이에 본인 모습을 노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이은의/변호사/피해자 측 : "재판장께서 1분 안에 발언을 하라고 했습니다. 제 발언을 제지했던 건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황의조 씨의 명예를 훼손하면 안 된다는 거였습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불법 촬영물 등의 피해자의 88%는 2차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합의 시도 과정에 일어나는 2차 피해만 양형 가중 요소로 규정돼 있습니다.

[장다혜/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 "(2차 피해는) 다양한 방식으로 될 수 있기 때문에, 피고인에 의한 혹은 피고인의 지인에 의한 '2차 피해' 야기 부분이 좀 광범위하게 (양형 요소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

피해 여성은 황 씨가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항소심에서 다투겠다고 밝혔습니다.

황 씨 측은 2차 피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후엔 피해자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그래픽:최창준 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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