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판정 끝 사망…새 생명 살리고 떠나
지난달 26일 인천 서구 심곡동의 빌라 4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홀로 집에 있던 초등학생이 중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다.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초등학생 A양(12)은 뇌사 판정을 받은 끝에 이날 오전 11시5분쯤 사망했다. 화재 현장 사진. 인천소방본부 제공
집에 홀로 있던 중 발생한 화재로 중태에 빠졌던 초등학생이 장기 기증으로 다른 생명을 살리고 끝내 세상을 떠났다.
3일 경찰과 유족 등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빌라 화재로 모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초등학생 A양(12)은 뇌사 판정을 받은 끝에 이날 오전 11시5분쯤 사망했다.
A양 유족은 이날 오전 심장, 신장 등 장기 4개를 기증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A양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43분 주거지인 서구 심곡동의 빌라 4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얼굴 부위에 2도 화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재 당일 방학 중이던 A양은 집에 혼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의 어머니는 일터인 식당에 출근했고 아버지는 신장 투석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간 상태였다.
앞서 A양은 지난해 5차례에 걸쳐 보건복지부의 ‘e아동행복지원사업’에 따른 위기아동 관리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당시에는 A양의 부모가 맞벌이를 하면서 소득 기준을 넘은 탓에 지원 대상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한편 이번 화재 현장에서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라면을 끓여 먹은 흔적이 발견됐다. 텔레비전 뒤쪽에서 전기적 특이점도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방 안쪽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