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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재단 향해 학생 대상 고소·고발 철회 등 요구
법원 ‘점거·구호 금지 가처분 기각’에도 대치 여전
동덕여자대학교 재학생 및 참석자들이 3일 서울 종로구 동덕빌딩 인근에서 동덕여대 재단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학생 대상 고소·고발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동덕여대 학생들이 학교본부의 학생 징계와 고소·고발 등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동덕여대 재학생연합은 3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동덕빌딩 앞에서 ‘민주동덕에도 봄은 오는가’란 이름으로 집회를 열고 학교본부와 재단에 학생 대상 고소·고발 철회를 요구했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대학본부의 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9일에 열린 집회에는 시민들이 연대하면서 8000명(주최측 추산)이 모이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도 동덕여대 학생들을 응원하는 시민들이 함께했다. 다른 여대 졸업생이라고 밝힌 A씨는 “동덕여대의 잘못된 고소 고발에 분노해서 나왔다”며 “학생들에게 고소·고발 등을 난무하는 학교의 부당한 행동에 반대하는 것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길일 것 같다”고 말했다. 최윤실씨(22)는 “학생을 보호하는 울타리가 되어야 할 학교가 공격을 하는 말도 안 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여대에서 시위가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비난받는 것 자체가 아직 사회에서 여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동덕여대 대학본부는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형사 고소 및 징계와 관련한 내용 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가 공동재물손괴·공동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동덕여대 학생 10여명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등 경찰 수사도 본격화됐다. 재학생연합은 “학생이 시위했다는 이유로 학교는 형사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다”며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까지 무분별하게 징계 대상에 올라 현재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내용 증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법원은 지난 10일 학교본부가 시위에 나선 학생들의 본관 점거, 현수막 게시, 구호 제창 등을 금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나 학교 측과 학생들의 대치는 풀리지 않았다. 이날 집회에서 동덕여대 58대 비상대책위원회는 “개강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학우들에게 가해진 보복적 법적 대응을 철회할 여지는 있는지, 언제까지 학내에서 불안해야 하는 건지 불안하고 두려운 학우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학생들을 향한 학교 측의 압박이 강해지면서 학생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는 무단으로 참여자의 사진을 찍으려는 행인들을 학생들이 저지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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