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지난달 숨진 제임스 해리슨씨…63년간 2주에 한번꼴로 헌혈
헌혈중인 해리슨
[호주적십자혈액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호주적십자혈액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호주에서 평생에 걸쳐 헌혈로 240만명의 목숨을 구한 희귀 혈액 남성이 88세로 숨을 거뒀다고 영국 BBC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제임스 해리슨은 지난달 17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한 요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헌혈한 인물 중 한명으로 호주에서는 '황금팔의 사나이'로 알려져 있다.
해리슨의 혈액에는 태아 및 신생아 용혈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희귀항체 Anti-D가 포함돼있다.
이 질환은 산모의 적혈구가 태아의 적혈구와 맞지 않을 때 발생한다.
산모의 면역체계가 태아의 혈액 세포를 위협으로 인식해 공격하게 되며 1960년대 중반 Anti-D 치료법이 개발되기 전에는 진단받은 아기 2명 중 1명이 사망할 만큼 심각한 질환이었다.
해리슨은 14세 때 흉부 수술을 받던 도중 수혈을 받았던 것을 계기로 이후 자신도 다른 이들에게 헌혈을 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18세부터 혈장 기부를 시작해 81세까지 평균 2주마다 한 번씩 헌혈을 계속했다.
2005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혈장을 기증했다는 기록을 세웠으며, 이 기록은 2022년까지 유지됐다.
해리슨의 딸 트레이시 멜로우십과 손자 2명도 Anti-D 치료법의 혜택을 받았다.
멜로우십은 "아버지가 많은 생명을 구한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고 전했다.
호주 적십자 혈액원에 따르면 호주에는 해리슨과 같은 Anti-D 혈장 기증자가 200여명가량 있다. 이들은 매년 4만5천여명의 산모와 아기의 목숨을 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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