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등 부정적인 측면 언급 없이
“자주국방 선견지명 있었다” 찬양
“자주국방 선견지명 있었다” 찬양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을 참관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설전을 벌인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3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독재 등 부정적인 면은 언급하지 않고 “자주국방은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치켜세우는 식이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보수 정치인 리더십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일 박수영 의원 단식농성 격려 방문 중 의원들과 대화하며 “어제 트럼프·젤렌스키 회동을 보면서 (각자) 사정도 있고 정치적, 정세 이유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이승만 대통령이 (6·25 때) 저런 대우를 받았을 것 아닌가”라며 “미국이 자국 이익 때문에 고민할 때 이승만 대통령이 반공포로를 석방하는 등 결사적으로 저항했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도 “이 대통령이 얼마나 잘했는지 알 수 있는 것”이라며 거들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각각 조속한 휴전과 안전보장을 요구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설전 과정에서 고성까지 오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2주 만에 졌을 것”이라며 “당신은 지금 제3차 세계대전으로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광물자원 개발·투자에 관한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었으나 회담 파행으로 무산됐다.
나경원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대하는 모습은 국제정세가 힘의 논리와 자국 우선주의로 재편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과거 박정희 대통령은 이미 이러한 국제정치의 냉혹함을 꿰뚫어 보고, 자주국방의 초석을 다지고자 했다. 그의 선견지명이 얼마나 절실했는지 깨닫게 된다”고 했다. 그는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되 맹목적인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자체 핵무장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보수의 역할론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SNS에서 “안전보장 약속 당사자인 미국은 이제 와서 트럼프가 휴전 협상에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광물질 채굴 조약을 체결하자고 하고 있다”며 “우리도 북핵 협상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한계 상황에 와 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