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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상대할 수 있는 지도자 필요"
"처칠도 1945년 선거에서 져 물러나"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해 미국 백악관이 볼로디비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사임을 원하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순순히 광물협정을 체결할 게 아니라면 스스로 물러나라는 압박이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이 결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임을 원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우리를 상대할 수 있고, 러시아와 거래를 통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우크라이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선 우크라이나 정권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 판단인 것으로 해석할 법한 발언이었다.

왈츠 보좌관은 또 "젤렌스키 대통령의 개인적·정치적 동기가 자국 내 전쟁을 끝내는 것과 다르다는 것이 분명해진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를 거론한 뒤, "처칠은 그의 국민을 위해 일어나 싸웠고, 젤렌스키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일어나 싸웠다"며 "그러나 처칠은 1945년 선거에 져서 물러났다. 그는 한동안 권력을 잡았지만 이후 영국을 다음 단계로 진전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과 계엄령 선포를 이유로 지난해 3월로 예정됐던 대선을 종전 이후로 연기한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왈츠 보좌관은 특히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양보하고, 러시아는 안보 보장에 대해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 보장에 대해서는 "앞으로는 유럽이 주도하는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일부 양보하면, 러시아는 프랑스·영국 등 유럽의 미국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하는 것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왈츠 보좌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백악관 회담 당시 태도와 관련해선 "협상에 나설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가 (러시아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과 협상할 수 있을지, 전쟁을 끝내겠다는 우리의 목표를 공유할지도 불투명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진정 평화를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되면 언제든 돌아오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부연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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