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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업계에서 제품·메뉴 가격 인상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행당동에 사는 이주희(42) 씨는 아이와 동네 편의점에 포켓몬빵을 사러 갔다가 잠시 망설였다. 일주일 전엔 1500원이던 초코롤과 치즈케이크 제품이 각각 18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이 씨는 “봉지빵도 맘 편히 못사겠다. 3개만 사도 5000원이 넘는다”며 씁쓸해 했다.

고환율·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며 수입 가격이 들썩이는 가운데 먹거리 물가 인상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원가 상승을 이유로 커피, 빵, 주류, 과자 등 식품·외식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어서다. 식비 지출 부담이 큰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업체 뚜레쥬르는 이달부터 빵과 케이크 110여종 가격을 약 5% 올렸다. 1800원짜리 단팥빵은 1900원, 3만원짜리 고구마케이크는 3만1000원이 됐다. SPC그룹은 지난달 파리바게뜨와 던킨의 제품 가격을 약 6% 인상한 데 이어 삼립의 편의점 빵 제품 50여 종의 가격을 최대 20% 올렸다.

커피 값 인상 행렬도 계속되고 있다. 오는 4일 배스킨라빈스와 더벤티는 아메리카노 가격을 각각 400원, 200원 올릴 예정이다. 빙그레는 전날부터 커피 등 음료 제품과 아이스크림 일부 가격을 200~300원 올렸고, 같은 날 롯데아사히주류도 맥주 가격을 400~900원 올렸다. 빙그레 측은 “커피, 코코아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데다 인건비·에너지 비용까지 올라 압박이 심하다”라고 설명했다.

식탁 물가가 오르면 저소득층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 가구(1분위)의 식비 부담은 월평균 43만4000원으로 5년 전보다 3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가구의 식비 증가율(26.3%)보다 크다. 거침없는 먹거리 가격 상승세에 식탁발(發) 인플레이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지수는 122.9로 5년 전보다 28.3%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4.8%)을 웃돌았다.

정부는 식품·외식업체들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달 25일 외식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업체가 수익이 줄어 가격을 올리면, 다시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당부가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그간 선거 등 정치적 이유로 가격 인상을 미뤄왔지만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가격을 현실화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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